『하느님이 만드신 인간은 누구나 소중한 존재』라는 신념으로 지속적으로 장애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신자기업인이 있어 사회로부터 소외된 채 좌절에 빠져있는 장애자들에게 새 삶의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모피 수출업체인「태림모피」(서울구로구 가리봉동505~3 한국수출산업공단 제3단지)대표이사 이종범 씨(요셉ㆍ서울 상도동본당)
지난 79년부터 8년동안 꾸준히 신체장애자들을 가족으로 맞아들인 이 회사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농아30여명을 비롯 지체장애자 등 46명의 장애자들이 정상인과 함께 꿈을 나누며 일의 기쁨을 함께 하는 사랑의 현장으로 피어나고 있다.
2백여 명의 전체 근로자 중 신체장애자들이 20%가 훨씬 넘는 태림모피 이종범 대표이사는『장애는 신체적인 특징일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전체 근로자들이 농아들과 자유롭게 수화를 나누는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 태림모피는 81년 3백만 불을 수출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9백만 불의 수출고를 기록하는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
이 같은 성장은 자신을 인정해주고 격려해준데 대한 장애자들의 열성과『결코 장애자들에 뒤질 수 없다』는 정상인들의 선의의 경쟁심(?)이 거둔 결심이다.
『장애자들이 용기를 잃지않도록 정상인들이 보이지 않는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 이종범 사장은『동료 근로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장애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할 때 보람을 맛본다』면서 장애자들의 자활문제가 공동의 과제임을 역설했다.
수출곤단의 인력난이 시급하던 79년 가톨릭 신자인 이진주 씨(본보 85년 2월 24일자「빛을 심는 사람들」참조)가 운영하는「삼성 농아원」을 우연히 찾았던 이종범 사장은 농아자들이 정밀을 요구하는 모피작업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됐다.
그러나 이 같은 확신은 계획단계에서부터 장애자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의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수화가 아니면 대화할 수 없는 언어장애자들을 고집센 사람들로 그릇되게 인식해온 관리자들과 근로자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이종범 사장은『같은 인간으로서 그들의 고통을 이해해야 한다』고 끈질지게 호소, 1명을 시험적으로 채용키로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시험적으로 태림모피에 취업시킨 삼성 농아원의 최월숙 양이 취업한 후 정상인이 15일 걸려야하느 일을 10일만에 끝내는 등 뛰어난 작업 능력을 나타내면서 주위의 편견도 점진적으로 극복됐다.
직장을 내 집처럼 아끼고 능동적으로 일하는 장애자들로부터 자극을 받은 정상인 근로자들은 사장이하 전직원이 자연스럽게 수화를 익히게 됐고 해를 거듭할수록 장애자 취업자들이 늘면서 이제는 장애자들의 해외 연수 교육까지 실시하는 단계에 와있다.
한편『진정한 인간애를 맛본 장애자들은 외부의 스카우트, 제의도 거절한다』고 자랑스럽게 밝힌 이종범 사장은『장애자들에 대한 진정한 나눔은 바로 그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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