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서는 사상 처음 교황청 외교관에 임명돼, 남미의 엘살바도르주재 교황대사관에서 2등서기관으로 근무하고있는 장인남몬시뇰(38·청주교구) 이 지난 7월29일 휴가차 일시귀국했다.
8년여만에 귀국한 장몬시뇰은 『이제 겨우 경력 2년의 2등서기관에 불과한 외교관 초년생』이라면서 『어려움이 많기는 하지만 특수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한국교회에 일조가 되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제2차「바티깐」공의회이후 『가능한한 세계각국에서 외교관을 선발하려는 것이 로마 교황청의 외교정책방향』이라고 밝힌 장몬시뇰은 자신이 교황청 외교관이 된것은 『세계속의 보편화를 추구하고있는 교황청의 이같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몬시뇰이 교황청 외교관이 된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우연한 계기로 이루어졌다.
원래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인천교구 이찬우 신부가 1982년 교황청 외교관연수원을 졸업, 외교관 발령 대기중 건강이 좋지못해 귀국하자 연수원측에서 장몬시뇰의 로마유학중 기숙사였던 바오로기숙사학장에게 이신부 대신 다른 한명의 한국인사제의 연수원 입교 추천을 의뢰, 장몬시뇰이 차출됐다.
79년 6월 12일 로마 유학을 떠나 82년 6월 신학박사학위를 받고 귀국 준비를 서두르던 장몬시뇰은 이같은동 기로 82년 7월 25일 갑자기(?) 연수원에 입교, 85년 5월 20일 최단코스로 연수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근무하고있는 엘살바도르주재 교황대사관은 그의 첫 부임지이다.
이찬우 신부의 건강이 문제가 없었다면 『교황청외교관연수원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귀국했을 것』이라는 장몬시뇰은 교황청외교관이 된 것은 「목적」이 아닌 「우연」이었으나 이제는 사명감으로 일하고있다고 밝혔다.
『신학교 입학시부터 사제직은 신자들과 고락을 함께 하는 것으로만 생각해왔는데 외교관 직분은 이와는 거리가 먼 관료적이며 행정적이어서 고국의 신자들과 고락을 함께 하고싶은 열망이 가장 고생스러웠다』는 장몬시뇰은 『외교관 직책이 서구적이고 귀족적이기 때문에 동양인은 그러한 사고방식과 생활에 익숙치 못한데다가 외국어 구사능력이 뒤떨어진다』면서 이 점을 두번째 어려움으로 꼽았다.
그러나 장몬시뇰은 『엘살바도르가 아열대지방이어서 연중 여름 기후이지만 기후와 음식에 대해서는 적응이 잘돼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신자사목을 하지못해 가장 큰 고충을 느껴온 장몬시뇰은 최근 현지교황대사 프란체스꼬·데·니띠스 대주교와 상의하여 신자사목을 허락받아 『수도「산살바도르」근교 빈민촌 「띠에라 비르헨」(스페인어로「동정녀의땅」 이라는뜻」에서 주일미사를 집전한다」면서 이미사에는 매주 2백여명의 신자들이 참여하는데 이 미사봉헌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장몬시뇰은 『전쟁전까지만해도 엘살바도르에 봉제공장이나 태권도 도장을 경영하는 한국인이 다수 있었으나 8년째 이어지고있는 내란으로 한국인은 거의 찾아볼수 없으며 극심한 빈부차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장몬시뇰에 의하면 교황청 외교관연수원은 국무성소속의 외교관요원 양성소로서 수업기간은 3~4년이며 교회법 박사학위를 취득해야 하는데 교회법 박사학위가 없을경우에는 신학박사 학위와 교회법 석사학위를 취득해야만 연수원을 졸업, 외교관이 될수있다.
연수원 수업내용은 외교법 바티깐외교법 문서작성 및 수발분류·보관 등과 외교관의 자질을 갖추기위한 언어와 교양을 익히는데 영어 이태리어 불어는 필수과목이며 서반아어와 독어 가운데 한과목은 선택으로서 4개외국어를 구사해야한다.
교황청 외교관 직제는 연수원을 졸업, 외교관으로 임명되면 서기 관보(addeto)로 출발, 1년을 근무하면 2등서기관이 되며 이후 3년 간격으로 1등서기관→유디또레 (uditore: 서기관과 참사관사이의 직제로 「의련을 듣는자」라는 뜻. 우리말로는 적당한 용어가 없음」 2급 및 1급→참사관(consilgliere) 2급 및 1급을 거쳐 대사임명전 최종심사에 통과하면 대사발령을 받는다. 따라서 교황대사가 되기 위해서는 약 20년의 경력을 쌓아야한다.
엘살바도르는 인구 5백만에 신자수 90%의 가톨릭 국가이지만 85년 3월에 상주 대사관이 설치돼 교황청대사급 외교관직 A·B·C급 등급에서 C급에 분류되는 지역이다. 우리나라는 B급이다.
교황청 외교관의 연간 휴가일수는 지역 등급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A급지역은 30일, B급지역은 40일, C급지역은 50일이며 여행기간 7일이 추가된다.
장몬시뇰은 C등급지역의 57일간 휴가를 맞아 지난 7월 29일 귀국, 실형인 장인산 신부(청주교구 감곡본당 주임) 사제관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9월 28일 휴가를 마치고 임지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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