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하다보면 미사에도 자주 빠지고 하느님께 이것저것 소홀한 것이 많아도 언제 어디서나 종교를 물으면 천주교 신자임을 자랑합니다』
유아영세하고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자랐기에 천주교가 삶의 자연스런 바탕이자 일부였다고 얘기하는 김순이(33ㆍ세실리아)씨는 금년 동아연극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연극배우이다.
계성여중 재학시절 종교반 활동을 했던 그녀는 중2때「피에 젖은 백합」이라는 성극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것이 계기가 돼 연극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명동성당을 매일 지나다니며 성체조배 하던 기억만큼이나 국립극장으로 연극을 보러 다니던 기억도 생생하다』는 김순이씨. 그녀는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하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아 실험극단 단원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금년 연극인의 최대영예라 할 동아연극상을 수상함으로써 연극인으로서 자리를 굳혔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5년간의 공백을 뛰어넘어 84년부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순이씨는 그러나 자신은「연극배우이기 전에 한 가정의 주부이며 두 아이의 어머니임을」강조한다.
『연극연습이나 공연으로 늦게 귀가해 잠든 아이들이 갑작스레 병이라도 났을 때는 심한 자책과 함께 갈등이 생긴다』고 말하는 김순이씨의 표정엔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가정주부로서의 평범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역력하다.
개신교신자였던 남편 김수용씨(MBC TV PD)와 실험극단에서 연기자와 연출자로 만나 서로의 종교에 대해 묵인하기로 하고 결혼했다는 김순이씨는 요즈음에도 성당까지 데려다주고 밖에서 기다리는 남편을 입교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한다.
『강요하거나 서두르지 않아요. 그 자신 절실할 때 자연스럽게 영세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지요』
속상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성모님께 의탁하고 매달려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김순이씨는 7살ㆍ5살의 두 아이에게도 꼭 하느님을 알게 하고 싶고 그것이 어머니로서 줄 수 있는「가장 소중한 선물」일 것이라 강조한다.
김순이씨는「시키지 않아도 자기 전 잠자리에서나 식탁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자신의 바람이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듯해 신기하고 기쁘기만 하다고.
남편의 입교ㆍ영세를 기도하는 한편 두 아이의 영세를 서두르고 있다는 그녀는『딸아이영세명은「오틸리아」로 정해 놓았다』고 말하면서「오틸리아」는 소녀 적에 이미 장래의 딸을 위해 생각해둔 것임을 살짝 귀뜸 한다.
연극 외엔 온통 아이들 생각뿐인 듯한 그녀는 천주교에서 운명하는 유치원을 찾아다니다가 결국 개신교계통 유치원에 아이를 입학시켰다며 어릴 적 신앙교육을 위해 우리교회가 운영하는 조기교육 기관이 많아지길 신앙인이자 학부형으로서 기대하고 있음을 밝힌다.
무대에 오르면 철저한 직업의식으로 최선의 연기를 펼치고 일단 무대에서 내려오면 가장 평범한 주부로 돌아오는 김순이씨의 생활철학이 그녀로 하여금 직업을 가진 주부의 일반적 갈등을 최소화시키고 일과 가정을 조화 있게 운영할 수 있게 하는 비결이라고 한다. 자그마한 체구에 이지적 용모, 섬세하고 야무진 성격의 김순이씨. 외모와 같이 아내, 어머니, 연극인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해내는 김순이씨를 통해 열심히 사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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