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를 가고싶어도 좀처럼 나들이가 어려운 나환우들은 비록 슬라이드를 통해 순례하지만 직접 성지순례에 나선 것 못지않게 기쁨을 체험하면서 이처럼 자신들을 위해 슬라이드를 제작해준 리노 형제에게 특별히 감사해하고 있다.
나환우들에게 성지슬라이드 상영으로 따뜻한 사랑의 선물을 선사한 주인공은 서울 천호동본당 조춘석(리노ㆍ42)씨.
84ㆍ86년 두차례에 걸쳐 전국 유명ㆍ무명성지를 자전거로 순례한바 있는 조춘석씨는 지난 2월 2일부터 4월 28일까지 전국 43개 나환자 정착촌을 순회, 자신이 순례때 찍은 성지 슬라이드를 상영하면서 나환자들과 순례때의 감격을 함께 나눴다.
2월 2일 과천 성모영보수녀원에서 환자 자녀 피정때 성지 슬라이드를 상영한 것을 필두로 약 3개월간 백령도ㆍ제주도ㆍ울릉도를 포함, 전국 순회를 무사히 끝마친 조씨는『나환자 마을이 이처럼 많은줄 미처 몰랐다』면서 『그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돈 몇푼보다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따뜻한 사랑임을 체험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자전거로 40일간 전국 성지순례를하며 느꼈던 기쁨을 혼자만 간직하기에는 미안한 마음이 앞섰던 조씨는 좀처럼 성지순례를 갈 기회가 없는 나환자들과 그 기쁨을 나누고 싶어 가톨릭 나사업연합회를 통해 전국 정착촌 주소를 인수, 행동에 옮기게 됐다.
하루 평균 한마을씩 방문한 조씨는 나환자들이 이미 나사업연합회로부터 공문을 받아 자신에 대해 알고 있었던터라 그들의 따뜻한 환영속에 쉽게 어울릴 수 있었다. 자신이 직접 제작한 1시간15분짜리 성지해설 녹음테이프를 곁들여 2백14개의 성지 필름이 담긴 슬라이드를 상영하고 자신의 신앙체험담 등을 얘기하며 밤늦게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지낸 조씨는 그들이 털어놓는 가슴 아픈 사연을 들으며 고통을 함께 나누고 기도를 봉헌하기도 했다.
『다음에 또 와달라』는 그들의 요청에『제2편 성지 슬라이드를 제작,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한 조씨는 사실 지난 성지순례때 제주도에서 성지를 촬영한 필름 일부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이번 슬라이드 순회상영에서는 전라도 이남지역 성지가 빠져 못내 아쉽기만 했었다. 그래서 이번 정착마을을 방문하면서조씨는 필름이 없어진 부분의 성지를 다시 찾아 촬영했고 또『관광지도 보여달라』는 미신자 나환자들의 요구에 따라 경주 등지의 관광지도 찾아필름에 담았다.
건축업으로 비교적 시간이 자유로운 조씨는『가족들의 기도와 협조 덕분에 이번 순회도 무사히 마쳤다』면서『작은 일이지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는 일이라면 앞으로도 기꺼이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조씨는 천호동본당 관내 성내동 구역장과 연령회회 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