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행정의 최고이자 최후의 책임자인 총장직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앞으로 주어진 임기동안 힘자라는데까지 대학의 자율화와 민주화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체 교수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선출돼 지난 8월 20일 취임식을 가진 오병문(61ㆍ아우구스띠노) 전남대 총장은『우선 믿음과 자율에 바탕을 둔 민주대학의 상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취임소감부터 말씀해 주시죠.
총장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만 전체교수들의 직접선거와 학생들의 압도적인 성원으로 선출된 만큼 그분들의 진실 된 욕구들을 수렴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30년 이상 백묵만 잡아서 그런지 아직도 총장이라기보다는 일선에서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고 가르치는 교수라는 생각이 앞섭니다.
- 앞으로 대학의 최고 행정인으로서 교수들과 학생들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방침이신지.
▲우리 사회전반은 물론 대학 안에서까지 고질적으로 뿌리박혀있는「불신」과「타율」을 해소시켜나갈 생각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제자신은물론 교수들과 학생들 상호간에 자율적인 만남과 대화의 장을 조성, 교수들에게는 학문적 성취감을 강하게가질수 있도록 도와주고 학생들에게는 건전한 면학풍토를 만들어줄 계획입니다.
- 전남대학교가 직면해 있는 가장 큰 당면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겠지만 지난 수십년간의 독재치하에서 박탈당했던 교수ㆍ학생들의 정치ㆍ사회문화권의 발판을 완전히 되찾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민주대학」을 만들겠다는 저의의지는 바로 이러한 자리매김을 선행시키지 않고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일조일석에 해결되리라고 생각 하지는 않습니다만 우리 모두가 시간을 두고 상호이해와 노력을 한다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취임 후 교수ㆍ학생들을 만난소감은 어떠했는지.
▲짧은 기간이었지만 총장이 된 직후 교수들은 물론 87개학과의 대표ㆍ학교직원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한 결과 그들로부터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들었습니다. 만남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 동료교수들과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우선 열악한 환경 속에서 꿋꿋이 학문연구와 후배교육에 힘써온 교수들에게는 그동안 실추된 학문과 교육의 권위를 회복, 스스로 민주 대학의 재건에 앞장서줄 것을 말씀드리고 싶고, 학생들은 국가와 학내의 민주화를 구축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목적달성을 위해 비민주적이고 반지성적인 수단에 의존하려는 경향은 없었는지 반성해보고 학생으로서 가져야할 균형감각을 잃지 말았으면 합니다.
지난 80년 5월 18일 광주민주항쟁 때 수습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상무대 군인감옥소에 투옥, 한때 교단에서조차 쫓겨나기도 한 오병문 총장은 당시를『하느님께서 내리신 민족적 개인적 시련기였다』면서『「죽으면 살고, 살면 죽는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체험했다』고 회고했다.
현재 광주대교구 지산본당 사목회장직을 맡고 있는 오 총장은 지난 30여년간 교구 꾸르실료주간 등 교회 내 활발한 활동으로 73년 6월 교황 바오로 6세로부터 그레고리오 16세 기사훈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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