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생의 신비에 대한 교회의 공식가르침이 니체아-콘스탄티노플 공의회에 의해 확정되었고「로고스의 강생-그리스도론」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확인하였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신성과 인성, 두 실재가 구체적이고 단일한 존재 안에서 어떻게 결합되는가?』이 문제를 두고 두 신학파 사이의 갈등이 노출되었다. 알렉산드리아의 학파는 인성을 약화시키고 신성을 강조하는 단성론의 위험을 안고 있었는데 아뽈리나리즘 안에서 드러났다. 안티오키아의 학파는 양성의 결합을 우연적 일치로 보는 이원론의 과오를 범하였다. 두 완전한 본성, 신성과 인성이 단 하나의 본성 안에 일치될 수 없다는 입장은 네스토리오의 이원론에 의해 극대화되었다. 이 이단 때문에 에페소의 공의회가 열렸다.
두 학파의 상이한 노선
알렉산드리아학파는 플라톤사상의 영향을 받아 절대자 또는 유일자 (唯一者) 와의 일치를 회구하는 사변을 전개하며 말씀이 강생하시어 구원역사에서 맡았던 역할을 중점 고찰한다. 성자가 역사 안에 오셨음을, 또한 강생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인간이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강조한다. 이 일치는 인간을 신화 (神化) 시키는 근거이다:『인간이 신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하느님이인간이 되셨다』<로고스-육>도식에 따라 로고스가 육을 취했음을 분명히 설명하지만 육의 결합을 명백히 다루지 않아 신성만을 강조하고 만다. 육 또는 인성은 로고스라 세상 안에서 현존하고 활동하기 위한 수단이나 연장처럼 되어버린다. 인성은 마치 로고스가 옷을 걸친 것처럼 간주되어 주체성이 없고 로고스와 함께 있음으로써 존재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인성을 신성에 흡수시켜버리는 단성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안티오키아 학파는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적 차원을 무시하면 성부와의 본질동등성을 훼손할 수 있음을 간파하여 인간성의 구성요소에 관심을 쏟는다. <로고스-인간>도식에 따라「말씀에 의해 수용 (受容) 된 인간」(수용설)을 주장함으로써 인간 예수의 온전한 육체성, 온전한 인간성을 강조한다. 그리스도는 인간의 육체적 삶과 정신적 삶을 충만히 누리는 완전한 인간이다. 그분의 실제적이고 충만한 인간성이 부각되었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사상의 영향을 받아 두 본성은 하나의 유일한 본성 안에 일치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여 인성을 역설하면서도 인성을 신성으로부터 독립 시켜 두 본성의 결합을 외적인 것으로 보았다. 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로 (+428)는 두 본성의 상호 합치를 남녀의 혼인에 비교하여 설명한다. 남자와 여자가 혼인으로써 한몸을 이루는 것처럼 그리스도 안에서 양성이 결합되어 있다. 부부가 한 몸을 이루지만 남녀의 고유한 요소는 그대로 간직한 채 생활하듯이 그리스도 안에서의 두 본성이 그러한 결합을 통해서 일치되어 각본성은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이 합치설 (合致說) 이 네스토리오에게서는 두 본성과두인격의 가정으로 나타났다.
에페소 공의회
네스토리오 (+450)는 그리스도 안에 신성과 인성이 혼합되어 있다는 주장을 배격하면서 그리스도의 단일성도 강조하기는 한다. 그렇지만 이 단일성이 그의 논증 안에서는, 성부께서 나고 마리아에게서 태어난 분이 참으로 한분 동일한 그리스도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없다. 왜냐하면『마리아는 신성을 낳지 않았다. 성부는 동정녀에게서 말씀이신 성자를 낳은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마리아에게서 난 인간 예수와 성부에게서 난 성자는 같은 분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래서 마리아는 하느님 그리스도의 모친이 아니라 인간 예수의 모친일 따름이므로「천주의 모친」(Tbeotokos) 이 아니라 구태어 칭호를 붙인다면「그리스도모친」(Christotokos) 이다.
에페소 공의회 (431년) 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은 교부는 알렉산드리아 학파에 속하는 그곳의 총대주교 치릴로 (+444) 이다.
그는 네스토리오를 거스려 신성과 인성의 결합 즉 단일성을 표현하기 위하여「본성적 (위격적)결합」이라는 낱말을 사용한다. 인간의육신안에 영혼이 결합되어있는 것과 같은 일치를 표현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모든 호칭들은 따로따로 인간 예수에게, 성자 그리스도에게 각기 적용되어서는 아니 되고 하느님 말씀의 강생되신 한 본성 (mia physis) 에 모든 칭호들을 적용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말씀은「위격적 방식으로」인간의 육신에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치릴로의 이론을 수용하여 이페소 공의회는 네스토리오를 단죄하면서 그리스도 안에 신성과 인성의 위격적 방식으로 즉 본성적으로 결합되었음을, 또한 마리아에게「천주의 모친」칭호를 붙여드림으로써 하느님 말씀이 마리아에게서 인성을 완전하게 취하셨음을 선언한다:『말씀의 본성이 스스로 변화되어 육이 되었다거나 그 본성이 영혼과 육신으로 된 인간으로 변화되었다고 말할 수 없고 오히려 말씀이「위격적 방식으로」이성적 영혼을 지닌 육신과 결합되고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인간과 결합되어 단순한 의지나 호의에 의해서도 아닌 방식으로 하느님의 아들이 되셨다…나이가 서로 다른 본성들이 참 일치 안에 결합되었을지라도 그리스도이며 성자이신 한분이 두 본성을 지니고 있다ㆍ그 결합은 두 본성의 상이성을 없애는 그런 일치가 아니라 오히려 신성과 인성이 형용할 수 없는 신비로운 방식으로 결합되어 우리를 한분 주님이며 성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일치시킨다. 한 인간이 첫 번째로 거룩한 동정녀에게서 나고 그 사람 안에 두 번째로 말씀이 인으로 침투한 것이 아니다.
말씀이 어머니와 결합되어「육에 따라」태어나신 것이다…이리하여 교부들은 거룩한 동정녀를 천주의 모친이라 부르기를 주저 않는다…그녀에게서 이성적 영혼을 가졌고 거룩한 속성을 지닌 육신이 태어났고 또 육신에「위격적 방식으로」말씀이 결합되었으므로 말씀은 육에 따라 태어나셨다고 말할 수 있다』(DS250-251).
위격적 일치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단순히 개연적이거나 우연적 결합이 아님을 단언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신성과 인성은 단 한분 주님, 그리스도 하느님이신 예수를 형성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