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노태우대통령은 새로운 대북한 정책인「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6개항을 발표, 그동안 대학가 및 사회각계에서 거론돼온 통일논의를 정부차원에서 수렴할 것을 표명했다.
특히 이번 선언가운데는 종교인들의 남북교류추진과 해외동포들의 북한방문 허용 등 북한선교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제시할 수 있는 사항들도 명시되고 있어 교회 내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7ㆍ7선언」에 즈음하여 그동안 북한선교위원회를 조직하고 통일사목연구소를 개설하는 등 한국천주교회의 대북한선교활동을 추진해온 북한선교위원회담당 이동호 아빠스를 만나특별선언에 대한 견해와 북한선교 가능성 등에 관해 들어보았다.
-「7ㆍ7선언」을 어떻게 보십니까?
▲통일은 무슨 조양이나 선언으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남북한 쌍방의 국민과 정부가 꾸준히 노력해야 이루어 질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서언은 남북한 상호방문과 교류에 큰 비중을 두고 있어 통일로 향하는 노력을 할 수 있는 기본여건을 조성한 점에서 좋게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7ㆍ7선언」이 한국천주교회의 북한선교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까?
▲며칠 전 신문을 보니 북한에는 그동안 2천명이상의 해외동포들이 다녀갔다더군요. 북한을 방문한 동포들은 방문하지 않은 동포들과 한국정부에 의해 많은 눈총을 받았다고 해요. 이젠 그럴 필요가 없게 됐지요. 그동안 북한을 방문한 사람 중에는 북한의 종교사정을 알거나 북한선교를 위해 방문한 목사들도 있다고 그럽니다. 지난 84년엔 우리 신부도 한사람(고종옥 신부) 다녀왔습니다. 남북한직접, 종교교류를 하자고하면 북한이 주춤할 테지만 해외교회를 통한 교류는 이미 조금씩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이번 선언을 계기로 더욱 활발히 전개되리라 봅니다.
-북한이 바티칸과 교류를 시도하려는 징후들이보입니다.
▲북한에는 천주교신자수가 극히 적지만 북한당국은 천주교의 영향력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평양에서 열린 비동맹외상회의에 바티칸대표를 초청한 것이 그대표적인 예입니다. 또 북한은 바티칸의 초청에 북한인을 지난 3월 바티칸에 파견했습니다.
한국교회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우선 바티칸과 연계를 맺으며 북한선교정책을 펴나가는 방법도 모색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선교를 위한 보다 실천적인 사목정책이 수립돼야한다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방안을 말씀해주시지요.
▲제일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은 신자들의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어떤 신자들은『기도만하면 무엇합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경계해야합니다. 우리교회는 그동안「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을 제정하고 북한선교위원회를 조직, 꾸준히 기도해 왔습니다.
그 대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얼어붙은 땅에 미사가 몇 번 드려졌습니다. 고종옥신부가 그렇고 지학순주교도 이산가족 방문 때 평양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그리고 장익 신부도 작년에 평양을 다녀왔습니다.
또한 교회는 북한을 연구하고 그곳의 종교정책과 종교사정을 분석해야합니다. 북한선교위원회에 소속된 통일사목연구소가 그 일을 진행할 것입니다. 또 6ㆍ25때 월남한 천주교신자들의 명단을 파악하고 북한에 남아있는 신자가족들과의 교류를 추진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남북통일을 위해서 신자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까?
▲먼저 가톨릭신자들은 민족분단을 화해하지 못하고 평화의 사명을 수행하지 못한데 대해 깊은 뉘우침이 있어야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반공이데올로기를 덮어쓰고 똑같이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죄 없는 북한의형제들을 얼마나 증오했습니까?
남북 상호간의 잘못, 민족성원들 사이의 잘못을 서로 용서하는데서 부터 통일문제의 인식을 시작해야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구원능력인 화해의 복음을 남북 모든 사람들에게 침투시켜 분단과 증오의 시대에서 통일과 사랑의 기쁨을 전한다는 다짐을 새로이 해야 합니다. 이 화해의 정신이야말로 남북관계를 개선할 것이며 통일에의 대화를 여는 실마리가 되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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