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굿에 비쳐진 한국인의 종교의식은 놀이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었읍니다』
최근 우리나라 무당굿과 현대적인 서구의 부조리극을 비교 연구, 「무속극(巫俗劇)과 부조리극(不條理劇) - 원형극에 관한 비교연구」를 출간한 예수회 다니엘 A. 키스터 신부(51ㆍ서강대)는 한국 무속극을 통해 한국인의 종교 심성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무속극과 2차 대전 이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개된 부조리극을 역사ㆍ예술적 배경에서는 서로 다르지만 무당굿에는 원시적인 연극형태의 요소가 많이 숨쉬고 있으며, 부조리극은 숨어있는 연극형식의 뿌리에로의 회귀를 나타내고 있으므로 이들을 비교연구하는 것이 뜻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의 근원을 이해하고자한다면 샤먼 의식을 살펴보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전제한 키스터 신부는 『지난 13년간 오귀굿, 별신굿 등 한국의 각종 무당굿의 실제를 눈으로 확인해 가며 연구 발표 한 논문들을 한데 묶어 펴낸 것이 무속극과 부조리극이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일하게 된 이유는 한국에 샤먼 의식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라고 밝힌 키스터 신부는 한국에 오기전 유진ㆍ이오네스코의 부조리극에 나타나는 원시적 종교적 이미지에 관한 연구로 미국 남가주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평소연극의 뿌리에 대한 관심이 컸다.
지난 74년 6월 한국에 와 지금까지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키스터 신부는 그동안 서울을 비롯, 강원도ㆍ전라도 등 전국의 굿판을 찾아다니며 원형극으로서의 무당굿을 연구하며 「무당극과 서구 드라마」, 「오귀굿과 부조리극」등 한국 무속과 관계된 수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무당이 말하는 말마디를 거의 알아듣지 못했고 문화의 차이 때문에 무속굿이 가진 실체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으나 굿판이 표현하고 있는 극적 요소는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는 키스터 신부는 한국의 무당굿이 인간의 깊은 종교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훌륭한 극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무속극은 이미지와 익살, 해학을 잘 이용하고 있읍니다. 특히 굿판에서의 무당과 관객(참가자) 간의 관계는 매우 이상적이라 생각됩니다』.
키스터 교수는 『한국인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예술로써 또한 종교의례로써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무당굿은 한국인의 심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말하고『서양의 종교의식과는 달리 한국에서의 종교의식은 놀이가 중심이 된 것 같다』며 한국인의 종교심성을 나름대로 정의했다.
『한국인의 놀이심성을 보다 철저히 연구, 가톨릭 전례에 도입한다면 전례의 토착화 운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하는 키스터 신부는 앞으로 기회가 닿는다면 무속의 종교적인 측면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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