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9일.
이날은 광주대교구 오치동본당 신자들에게는 뜻 깊은 날이였다.
그들이 오래도록 소망해왔던 본당 신축에 필수적인 신축 부지가 마련돼 봉헌식을 가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이들에게 더욱 가슴 뭉클하고 눈물 겨웠던 것은 그렇게도 바랐던 신축부지를 선뜻 내어놓았던 박인동(바오로 66세)氏의 사연 때문에 더 했다.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도 더러는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오치동본당은 1985년 본당으로 승격되기 이전까지 공소로서 셋방살이를 면치 못했으며, 본당으로 승격된 이후에는 전 본당신자들이 성전신축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나 부지조차 마련되지 않아서 애를 태웠다.
그런데 2년여 동안 공소회장을 지낸 박인동氏가 자신 소유의 싯가 1억 5천만원에 상당하는 땅을 희사함으로 새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특히 신축부지를 희사한 박인동氏는 지금 간암으로 死活을 건 투병생활 중인데도 자신의 병마는 제쳐놓고 신축부지 희사를 위해 가족들을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입원중 병원측의 수술종용을 뒷전으로 하고 퇴원한 그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뜻을 알리고 가족들을 설득해서 가족 전원의 동의를 얻게 되었다.
그는 사실 수술 뒤에 이 문제를 가족들과 상의할까를 망설이기도 했지만 수술을 받다가 혹시나 당할 사태가 두려워서 결정을 앞당기게 되었다.
부인 정옥희氏와 3남 1녀 전가족 명의의 신축부지 헌납은 처음에는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다.
그러나 박인동氏의 신심에 굴복. 미국에 있는 딸까지 귀국.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사실 그의 열렬한 신심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6.25전쟁 와중이던 1953년 하동 전투에서 왼쪽다리 관통상을 입고 다리를 절단해야 할 위기까지 처했다.
그런데 한 수녀의 따뜻한 병 간호 덕택에 완치할 수 있어서 이에 감동. 그의 마음에는 남모르는 신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나 쫓기는 생활 때문에 계속 입교를 못하고 있다가 교황 성하의 방문소식을 접하고 영세입교했다.
그후 그는 레지오 활동을 하기도 하고 꾸르실료 교육도 받으며. 자신의 토지를 주위의 별반대없이 봉헌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늘 기도했다.
이날 박인동씨 자신의 집에서 가진 신축부지 봉헌식에는 윤공희 대주교를 비롯 이상철 총대리 신부, 김재영 사목국장 신부 등이 참석. 박인동씨에게 병자성사를 주고 그를 위로하기도 했다.
이 자리서 윤공희 대주교는《교우들이 앞으로 이 사실을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이 성당을 성바오로 성당으로 명명하겠다》고 밝히고 즉석에서《성전 신축에 교구에서 5천만원을 보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인동氏는 광주직할시 북구 오치동 668~8번지 4백평 뿐만 아니라 앞으로 신축될 성당 조경사업을 위해 2천만원 상당의 나무도 헌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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