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말 영화「시로의 섬」(김유진 감독)촬영차 귀국했습니다. 이작품의 줄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모녀간의 갈등을 그린 것인데 저는 대학생 딸을 둔 어머니역을 맡았습니다』
67년 영화「청춘극장」으로 데뷔, 73년 프랑스 유학의 길로 떠나기까지 무려 3백여편의 영화에 출연, 아직도 국내 영화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배우 윤정희씨(데레사ㆍ44세). 그녀를 만난 것은「시로의 섬」촬영현장인 서울 K아파트에서였다.
지구의 저편 프랑스에서 15년째 살고 있는 그녀지만 거의 매년 고국을 찾는 탓인지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지대하다.
『한국영화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소재선택을 구속하고 있는 공윤의 간섭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최근 민주화조치 이후 이러한 규제들을 완화하겠다는 당국의 발표가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만큼 실현될지 두고 볼 일이죠』
얼마 전 파리 제3대학에서「영화 속에 비친 한국여인상에 대한 고찰」로 영화학 석사학위를 취득한바있는 그녀는 한국영화의 질적 수준향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감독들이 다양한 소재를 선택할 수 있는 영화계내의 자유로운 분위기 조성이 앞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 불후에도「야행」「화려한 외출」「위기의 여자」등 다수의 국내영화에 출연, 국내 영화팬들에게 훌륭한 연기력을 꾸준히 과시해온 그녀는 외국영화에는 단한편도 출연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프랑스 영화사로부터 아시아권에 속하는 일본인ㆍ중국인역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여러 번 있었지만 거절했습니다. 생활풍습과 문화가 다른 외국인역을 맡을 수는 없었습니다』
연기자는 자신이 맡은 역에 철저히 책임을 져야한다는 신조로 연기에 임한다는 유정희씨. 15년간 외국생활을 하면서 그녀가 뼈저리게 실감한 것은 외국영화가 한국의 극장을 휩쓰는데 반해 우리영화는 외국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는 안타까움과 함께 한국영화를 하루빨리 외국에 알려야겠다는 소명의식이라고 밝혔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를 무척 좋아한다는 그녀가 하느님의 자녀가 된 것은 중학생 시절이었다. 조부모 때부터 독실한 가톨릭신자 집안에서 자라온 연유로 레지오등 본당활동에도 꽤나 열심 했던 그녀였지만 외국생활을 하며 미사에 빠지는 등 한때 신앙생활에 소홀했던 시절도 있었다.
현재 파리근교「방센느」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그녀는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와 딸 진희양(미카엘라ㆍ11)과 함께 이 마을에 있는 노틀담성당에 다니며 단란한 신앙가족을 꾸려가고 있다.
『어렸을 때는 성당에 나가는 것을 성스러운 행사로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마치 오랜 친구 집에 가는 것처럼 정답고 평온하게만 느껴진다』고 밝힌 그녀는『요사이는 하느님도 친구같이 그분께 기도하는 시간이 하루일과 중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행사』라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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