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받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교회 매스컴에 나와도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지난 4월 탤런트들의 파업 이후 밀린 녹화일정 때문에 주일미사 참례에도 가끔 빠지는 실정인데…』
최근 MBC텔레비전의 사극 「인현왕후」에서 대왕대비로 분해 그녀 특유의 연기를 과시하고 있는 인기 탤런트 정혜선씨(가타리나ㆍ대치동본당).
연기생활에 쫓기다 보면 개인시간의 희생은 물론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도 감수해야 한다며 방송국 근처 커피숍으로 안내하는 정 여사의 손에는 방금 더빙하던 「인형왕후」의 대본이 쥐어져있다.
『인현왕후는 사극이라 여기하고 대사 외우는데 무척 힘이 들었어요. 차츰 녹화회수가 지남에 따라 연기가 몸에 베이는 것 같애요』라며 연기의 어려움을 전하는 그녀의 말은 오히려 오랜 여기경험에서 오는 여유처럼 들린다.
며칠 전에 방영됐던 MBC 베스트셀러극장 「어떤 나들이」에서 도시 중년부인의 고독과 권태를 잘 보여줬다는 말에 그녀는 『촬영하면서 서울 시가지를 그렇게 많이 걸었던 것은 처음』이라며 활짝 웃었다.
늙은 시어머니에서 주부 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기력으로 이젠 안방극장의 단골손님이 된 정 여사의 연기경력은 28년.
61년 KBS 텔레비전의 개국과 함께 연기생활을 시작, 당시 인기프로였던 단막극 「금요무대」 「실화극장」 등에 출연하여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던 그녀는 그후 「제3지대」 「홍콩에서 온 마담장」 등 영화에도 출연, 연기의 폭을 넓히기도 했다.
TV 드라마나 영화중 연기하는데 특별히 선호하는 것은 없다는 그녀는 다만 영화가 TV드라마에 비해 여유를 가질 수 있어 좋았고.
87년 12월 서울 대치동본당에서 영세한 그녀는 아직 성서나 교리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쌓지 못한 초보신자이지만 미사대마다 하느님으로부터 내적평화를 얻는다고 고백한다. 가끔 시간이 날 때마다 성서도 읽고 교리서적도 보지만 아직 기도하는 습관은 익히지 못해 딸 미연(데레사ㆍ17)이로부터 기도 생활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한다.
차근차근 참된 신앙인으로 살아가겠다는 그녀는 『연기생활 못지않게 신앙생활도 훌륭하게 해나가고 싶다』고 소박한 소감을 밝혔다.
연기생활에서 오는 갖가지 긴장과 피로는 시청자들로부터 전해오는 위로와 격려로 다시 힘을 얻는다는 정혜선씨.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큰 격려와 힘은 하느님의 보이지 않는 은총에서부터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30년에 가까운 연기생활을 돌이켜보면서 항상 좀 더 나은 연기를 위해 노력해왔다는 그녀는 연기인을 천직으로 받아들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요사이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연기가 힘에 부치고, 대사 외우는 기억력도 감퇴되는 것 같애요. 하지만 할 수 있는데 까지 열심히 연기생활에 임할 작정입니다』 그녀의 다짐 속에는 베테랑 연기인의 강렬한 의지가 엿보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