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지니고 있었던 생각들을 주어 담아 글로써 나타낸 것 뿐인데 너무 과분한 상을 받은것 같아요…』
「햇무리」란 단편소설로 87년도 경향신문신춘문예 공모 단편부문에 입상한 유영숙(40ㆍ미리암ㆍ서울 가락동본당)씨는 채 마르지 않은 손을 행주치마에 닦으면서 뒤늦은 문단데뷰의 소감을 말했다.
얼굴 전체를 가린 듯한 안경너머로 호수같이 잔잔한 눈동자가 반짝이는 유씨는 이번 소설에서 주인공인 70대 할머니가 겪는 외로움과 고독한 말년을 통해 핵가족 시대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싶었다고 한다.
『제가 쓴 소설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이글을 통해 하고 싶었던 것은 주인공 할머니가 외로움을 헤쳐가면서 꺠닫게 되는 신앙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었읍니다.』
현대의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는 생활 방식은 종교에서 가르치는 가치관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복음의 말씀을 글로써 옮겼다고 담담히 털어놓는 유씨는 신진작가 답지 않은 의욕에 넘쳐있다.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여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 농가정학과를 거쳐 월간 「신동아」기자로서 6년을 근무하고 지금은 2자녀의 엄마로서 그리고 아내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유씨가 이번 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결코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주위에서는 입을 모으고 있다.
중ㆍ고등학교때부터 남다른 문학적 소질을 지녔던 유씨는 학창시절 각종 문학대회에서 입장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여고 2년 때 개최된 한글창제 5백주년기념 전국학생문학대회에서는「낙엽」이란 시로 2위 입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처럼 남다른 문학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한 번도 소설가가 되겠다는 생각이나 누구한테 글 쓰는 법을 배운적도 없었다』고 밝힌 유씨는 그냥 글쓰는 것이 좋아 글을 쓴다고 했다.
『2년 전 우연히 성서모임에 갔다가 청년들을 만나보고 난 후부터 하느님의 말씀을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는 글을 써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햇무리」를 쓰게 됐다고 밝힌 유씨는『앞으로 능력이 닿는데까지「하느님의 옷」을 입지 않으면서도 은연중에 복음 말씀을 전할 수 있는 글을 쓰겠니』고 포부를 말했다.
『신춘문예에 당선되면 교회에 같이 나가겠다는 남편의 약속이 이루어지게 되어 무엇보다 큰 선물을 받았다』고 밝게 웃는 유씨는 본당 주보편찬의 일을 맡고 있는 일군으로서 교회생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1백 50만원의 거금을 상금으로 탔지만 성당건립기금, 상계동 철거민 위문 등으로 지출하고 나니 오히려 적자가 됐다』고 기뻐하는 유씨는 현재 가락동 현대아파트에서 남편 장원석씨와 강명, 혜조 두 남매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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