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6년 재일유학생신분으로 일본정부의 야만적인 지문날인제도에 항의, 한국인에 대한 현대판 인종차별 정책을 세계만방에 고발한 김병식씨(44ㆍ베드로). 그는 작년 4월 1일 이 사건으로 일본정부로부터 공식추방명령을 받고 귀국한 이래 시작(詩作)과 제3세계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70년대 말 예수회 수사 신분으로 유신정권의 불법서를 고발한 장시「10장의 역사연구」를 발표, 군법회의에 회부되어 3년간 투옥되기도 했던 김씨는 최근 제6공화국의 출범과정에서 나타난 갖가지 부도덕성을 폭로한「칼의 공화국」「지금은 거부할 때입니다」「가슴앓이」등 일련의 장시를 탈고하기도 했다.
『시인이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폭력과 억압, 기만을 자행하는 불의한 정치현실에 대해서 외면하는 것은 예언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할 시인 본연의 자세를 저버리는 더욱 불행한 일』이라며 정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김씨는 『그러나 시인은 불의한 정치를 고발하는 것을 넘어서 모든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긍정적인 가치체제도 제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씨는 87년9월 서울 봉천동 언덕배기에 아라리(아시아ㆍ아프리카ㆍ라틴아메리카)연구소를 설립, 우리나라를 비롯한 제3세계권에 속하는 민중들에게 올바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새로운 삶의 방식들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제3세계권에 속한 민중들이 청산해야할 서구자본주의 독점체제제와예속에서 벗어나 평화적이고도 민주적인 생활방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치ㆍ사회ㆍ문화ㆍ역사 등 각 분야별 연구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작업의 첫 성과로 연구소는 지난 3월 25일 10만명의 양민이 무고하게 학살되고도 역사의 그늘 속에 묻혀버렸던 「제주도 4ㆍ3사건」을 역사적으로 새롭게 고증한 자료집을 발간, 학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지난 70년 예수회에 입회, 수도자로서 10년간 신학연구에 매진하기도 했던 김씨는 최근 그의 신학적 작업을 정리한「평화신학」에 관한 독자적인 논문도 탈고,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 논문에서 제3세계에 널리 확산, 수용되고 있는 해방신학과 민중 신학의 접목을 시도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1944년 제주도에서 출생한 김명식씨는 동국대학교 행정학과를 수료한 70년 한국예수회에 입회, 서강대학교에서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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