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결과입니다. 그러나 고향을 찾아가는 마음이기에 푸근함을 느낍니다』
지난해 연말(12월 28일) 발표된 전주교구장 박정일 주교의 마산교구장 전보 발령은 본인의 표현대로 의외의 인사 조처였다.
교황청이 하는 일 가운데서도 특히 주교 인사 문제는 자주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 때문에 회자 돼오곤 했다.
그때문인지 마산교구장으로 전보 발령받은 박정일 주교는 자신의 전보 발령이『주교인사 가운데는 드문 경우』라면서 이번 인사 조치가『마산교구와 전주교구 상황에 대한 교황성하의 특별한 배려라고 생각、기쁜 마음으로 수용한다』고 말했다.
박정일 주교는 제주교구장과 전주교구장을 거쳐 마산교구장으로 또다시 전보、한국교회사상 교구장직 전보 3회라는 신기록(?)을 수립한 셈이다. 이러한 예는 전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우로 알려지고 있다.
박 주교는『한편으로는푸근함을 느끼고도 하지만 마산교구를 떠난지가 10여 년이 넘기 때문에 약간의 두려움도 느낀다』면서『전주교구장 재임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기 때문에 마산교구 부임에 마음의 부담은 적다』고 털어놨다.
평안남도 평원군 출신의 박 주교는 북한의 덕원신학교 재학중 월남、부산교구 소속 사제로 활동하다가 문산본당 주임 재직시 부산교구에서 분할신설된 마산교구로 입적했다.
이후 진주본당 주임을 거쳐 광주가톨릭대학교수 재직시인 지난 77년 4월 제주교구장으로 발령받아、마산교구를 떠난 박 주교는 12년만에 다시 마산교구의 교구장으로복귀、금의환향하게 된 셈이다.
『마산교구를 오랫동안 떠나있었기 때문에 어색한 점도 없지 않지만 피난 와서 젊은시절 사목한 곳이어서 애착이 가는 곳』이라고 밝힌 박 주교는『그동안 쌓은 경험을 살려 고향에서 봉사하게 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박 주교는 이임하는 전주교구에 대해『전주교구를 위해 훌륭하게 일할 후임 주교가 빠른 시일 내에 탄생하길 기대한다』면서 전주교구장 재임시 협력해준 사제단과 교구민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주교구장 재임시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전주교구 설정 50주년을 뜻있게 지냈다』고 자부한 박 주교는『5인 순교자 시성시복운동과 치명자산 성역화의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토로했다.
박 주교는 향후 마산교구의 사목방침에 대해『마산교구가 그리스도의 참다운 교회의 모습을 구현하는 것이 첫째 과제』라면서 이를 위해『말과 행동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증거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 주교는 이 목표의 달성을 위해 신자들의 신앙교육과 신심강화、그리고 전교의 노력을 꼽았다. 이 가운데서도 교회의 본질적 사명인 전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박 주교는『전교를 위해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담을 쌓아서는 안된다』면서 교회의 사회참여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리나 교회의 사회참여 방법은 정도를 걷는 사회참여라고 강조했다.
제3대 마산교구장으로 착좌하는 박 주교는 교구의 기틀을 놓아준 김수환 추기경(초대) 장벽화 주교(제2대) 등 전임 교구장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마산교구장으로 전보 발령을 받은 후 연초인 지난 1월 5일 마산교구청을 방문한 박 주교는 자신의 착좌식 일정 등에 관해 논의하고 전임 교구장 장병화 주교를 예방했다.
박정일 주교는 2월 13일 오전 10시30분 전주교구 주교좌 중앙성당에서 전주교구 사제단과 함께 송별미사를 봉헌하고 이튿날인 2월 14일 전주교구를 떠나 1주일간의 개인피정을 가진 후 2월 21일 오전 10시30분 마산성지여고 강당에서 거행되는 착좌식을 통해 제3대 마산교구장으로 착좌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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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서봉사하게돼기뻐”
증거하는 공동체마련이 목표
정도걷는 교회 현실참여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