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일 청주시 사천동 29~1번지 성심양로원 가족묘지에는 일평생 한번도 일어나 걸어보지 못한 하반신 불구의 몸을 온전히「주님의 뜻」에 내어 맡기고, 더한 고통 중에 있는 이웃을 찾아 15여년간 위로와 용기를 담은 편지를 띄워보낸 한 할아버지가 묻혔다.
이원근씨 (74세). 일명「아오스딩 할아버지」. 그는 정신적ㆍ육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거나 삶을 포기한 많은 사람들 특히 불우 청소년 젊은이들 그리고 재소자들과 서신을 주고받으며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조건없이 부어왔다.
어린시절 소아마비를 앓은이래 70평생을 앉아지내온 아오스딩 할아버지가 불우한 환경에 처한 젊은이들, 재소자들과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75년경.
경로수녀회가 운영하는 성심양로원을 찾아오는 많은 방문객들과 얘기를 나누다 차츰 이들과 편지 왕래를 이어가게 됐고 아오스딩 할아버지는 이때부터 광주대교구 고(故) 김용배 신부가 발행하던 2쪽짜리 선교지「빛가정」을 얻어다 손수 접어 전국 구석구석 배포했다.
김용배 신부가 선종하고「빛가정」이 폐간된 이후에는 주로 불우한 청소년들과 젊은이들,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편지를 띄워 보냈다.
손수 적은 편지가 전달되자 한달에 8백통이 넘는 답장이 전국에서 답지했고 답장의 주인공들이 할아버지의 방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는 특히 젊은이들과 출소자들의 발길이 잦았다.
『불구의 몸이지만 그분이 하느님께로 부터 받은 지혜는 참으로 놀라웠다』는 성심양로원 서프란치스까 수녀의 표현대로 아오스딩 할아버지가 조용히 띄운 사랑의 편지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신앙에의 길로 인도했다.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그늘진 이들의 마음 하나하나에서 신으로 심어온 아오스딩 할아버지의 방에는 10월 17일 갑작스런 그의 죽음을 알길없는 수많은 젊은이들과 재소자들의 편지가 쌓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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