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초여름이 성큼 다가온 5月말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인정받고있는 C가 찾아왔다. C는 성적도 우수하고 학교에서의 학생 활동에서도 간부를 맡고있고 품행도 좋은 학생으로 누구나 인정하고 있어서 그가 나를 찾아 온것이 오히려 조금 의아스럽게 생각되었다. C는 아무말도 없이 참담한 얼굴로 망설이고 있었다. C의 얘기는 참으로 우리 기성세대를 놀라게 해주는 얘기였다. 실력고사가 끝난날 일찍 집으로 가려고 버스를 탔다. 마침 버스 안에는 같은 학년의 몇 아이들이 타서 떠들고 있었다. 그들이 C를 보자 수군대더니 C에게 오늘 모여고 학생들과 데이트가 약속되어 있는데 한명이 부족하니 같이 가자는 제의였다. C는 거절했다. 그들의 거듭된 제의에 오늘 좀 일찍 끝났으니 좀 놀다가 가도 좋겠다는 생각과 여자에 대한 호기심, 또 동급생들의 자기에 대한 태도-마치 바보취급하는듯한-에 대하여 반감같은 것이 있어 그 제의를 수락했다. 약속된 장소에 가기전까지 그들의 충고를 들었고 그들이 시키는데로 했다. 자기 파트너를 각각 정하고 뿔뿔이 헤어졌다.
C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었으나 여학생은 오히려 재미있단듯이 자기를 리드해갔다. C는 창피하기도하고 수치스러워 가능하면 경험이 많은 듯이 행동하려했으나 마음대로 되지않아 그냥 집으로 도망갈까도 생각했다. 그날 C는 처음으로 여자를 경험했으나 자기가 오히려 여자에게 당했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정작문제는 2ㆍ3일이 지난후에 성기에 자각 증세가 나타나기시작하면서부터였다. 내의에 이물질이 묻고 소변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부모님에게 들킬것 같아 매일 자기 내의를 몰래 빨기 시작했으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친구들에게 의논하고 약국에가서 약을 사먹었다. 일주일정도 약국의 약을 먹고 상태가 좋아지자 안심하고 있었으나 약을 끊고 조금지나자 다시 증상이 있었다. 결국에는 어찌해야할지 몰라 나를 찾아왔단다. 이 결심은 자기가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결심으로 찾아온 것이며 제발 부모님에게도 비밀을 지켜달라는 것이었다. 우선 C에게 비밀 보장과 학교에서도 아무 일이 없도록 절대보장을 약속했다. C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시키고 그와함께 걸으며 나의 청소년시절 얘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발달단계에서 생기는 감정적 생리적 변화에 대하여 얘기해 주었다.
그날 이후 C는 부모에게 고백하게 되었고 부모의 협조로 병원의 치료를 받게 되어 회복되었다. 그러나 C와 접촉한 여학생 문제가 걱정되었다.
여학생을 치료해 주어야 된다는 생각때문에 고심한 끝에 여학생이 다니는 학교의 상담교사를 찾아갔다.
그 선생님께 자세한 얘기를 하고 선처를 부탁했다.
C는 그후 정신적 안정과 육체적건강을 회복하고 전과 다름없이 열심히 학업에 전념하게 되었고 여학생의 문제도 잘 치료되었다는 전갈을 받게 되었다. 우리 부모들은 청소년 性문제에 너무나 무방비 상태에 있다하겠다. 설마 우리 아이가 그럴리가 없겠지 하는 방심과 과신이 오히려 무관심을 불러오며 어떤 면에서는 불안한 부모의 심정을 덜어버리려는 행동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 경우가 되고만다. 자녀에 대한 충실한 사랑과 관심은 부모들에게 어쩔수 없는 부담이 될 지 몰라도 불안을 덜어버리는 유일한 방법은 적극적이고 긍적적인면의 지속적인 대화와 관찰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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