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을 넘어선 가깝고도 먼 일본나라의 인기 여류작가로서, 전(前) 문화청장관의 아내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가톨릭교회의 신앙인으로서 한국의 나환우들을 위해 15년동안 지속적인 사랑의 손길을 펼쳐온 소노아야꼬(曺野綾子·57·마리아 엘리사벳)여사는 진정 국경을 초월한 사랑의 화신이었다.
결코 드러나지 않는 몸짓 속에서 은근한 향내와 겸손을 숨기며 나환우들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온 소노 아야꼬 여사는 그동안 모두 2억여원의 후원금을, 그리고 도움을 줄 수 있는 3백여명의 후원자를 조직, 당장 치료비와 의식주가 위급한 환자들에게 샘물과 같은 희망을 던져주었다.
우연히 자기의 작품이 무단 출판되는 것을 항의하러 한국에 왔다가 성라자로 마을 원장 이경재 신부를 알게됐고, 그곳에서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한국의 나환우들을 보고는 그냥 발걸음을 떼어놓을 수 없었던 소노여사는, 일본으로 돌아간 직후인 73년 일본인 의사 나까이씨를 주선, 매달 1주일씩 성 라자로 마을을 국제 왕진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소문안나게 그 비용을 부담해왔다.
75년부터는 의사파견 대신 그 비용으로 나환자 마을의 생활비와 연료비, 그리고 간호원 급료를 지원해온 소노여사는 매월 15일 「나자로의 날」로 정해 가족 모두가 그날만은 고기를 먹지않는 희생을 감수하기도 했다.
얼마전부터는 맹인들만의 구라파 성지 순례를 주선, 한국의 맹인 나환우 6명을 모두 3차례에 걸쳐 초청하기도 했던 소노여사는 지난 83년 당시 한국가톨릭 나사업가 연합회가 제정한 「제 1회 다미안 신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노여사는 『신앙체험을 말하자면 소설 한권을써도 모자랄 정도로 하느님께 깊숙이 빠져있다』며『모든 것이 주위 여러분들의 도움일 뿐 자기는 심부름하는 것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고 겸손해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남편 미우라슈몽(三浦朱門·62·바오로)의 따뜻한 배려덕분에 아직까지 자기가 해온 일에서 큰 어려움을 느껴보지 못했다는 소노여사는 『앞으로는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외 일본인성직자를 위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매스컴 관계에서 6종류의 연재물을 쓰고있는 소노여사는 일본성심여대를 졸업한 이후 「먼데서 오신 손님」으로 문단에 데뷔, 그동안 「리오그란데」 「火山列島」 「기적」 「사랑」 등의 대표작들을 소개해왔다.
현재 같이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남편과의 사이에는 1남(男)이 있다.
지난 85년에 이어 3년만에 내한한 소노 아야꼬여사는 일행과 함께 2월 1일 판문점과 문화공보부 등을 방문한후 4박 5일의내 한 일정을 마치고 2월 3일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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