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가 제 생애마지막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삶을 살찌울수 있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지요. 늘 배우는 자세로 생활하렵니다』
구수하고 소박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 보통사람들의 보통이야기를 담은 KBS TV「사랑방중계」를 안방극장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는데 한몫을 톡톡히 하고있는 인기 아나운서 원종배(시몬ㆍ이태원본당34)씨.
언론통폐합 이전인 79년 TBC방송 공채 15기로 입사한 이래 TV와 라디오를 누벼온 경력 9년의 베테랑 아나운서이자, 동성중ㆍ고를 거쳐 대학 2학년 때까지 「성소의 꿈」을 간직했던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
원종배 아나운서가 방송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 4년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은 시청자를 사로잡은 유려한 말솜씨로 타고난 방송쟁이같은 인상을 물씬 풍기지만 어렸을때부터 고이 간직해온 미래의 꿈은 빛나는 별들의 신비를 밝히는 「천문학자」였고 이 때문에 대학에서도 「물리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고.
그러나 그 당시는 천문학자하면 곧 「일기예보」하는 사람을 연상할 정도로 천문학에 대한 인식이 미비하던터라 원아나운서는 대학방송반 실장을 지낸 경력도 있고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험을 치르고 방송계에 뛰어들었다.
『하느님이 도우신 덕분인지 아나운서 생활은 순조로운 편이었다』고 고백하는 그는 「푸른광정」 「제3의 눈」등의 라디오프로를 거쳐 지난 83년 신규프로그램 「사랑방중계」를 맡으면서부터는 안방시청자들에게 아낌을 받는 인기 아나운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프로는 「사랑방중계」외 「중학생퀴즈」「퀴즈-지구가족출발」 「팝 디스크쟈키」등으로 눈코뜰새없이 바쁜 일과이다.
『아직도 말한마디 하기가 왜 그리 어려운지 모르겠어요. 일반직장이 동료끼리의 경쟁이라면 아나운서는 폐쇄된 공간안에서 보이지 않는 수많은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합니다. 무심코 던지는 말마디 하나에도 진실이 담겨있어야해요』
공인이라는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르는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을 섬기는 신자라는 사실은 바쁜 생활중에 자칫 잃기 쉬운 참된「나」를 지켜나가는데 큰 힘이 됐다.
원종배 아나운서는 『신앙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회를 볼때도 「안되죠」라는 부정적 어미 대신 「참좋지요」라는 긍정적인 말을 늘쓰고있다』면서 『저도 모르는 새 제 아나운서 멘트 속에 「성찰」이나 「성탄절」같은 교회용어들을 자주 쓴다고 지적을 종종받는다』고 밝혔다.
3대째 내려온 뿌리깊은 구교집안의 신앙 분위기가 방송인으로서 「소박하고 진실한 느낌」을 주는 원아나운서의 독특한 이미지 형성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고있는 셈이다.
서울대교구 원종철 신부는 원아나운서의 동생이기도 하다. 「범사에 감사하는 긍정적인 삶」을 자신의 신앙관이라고 소개한 원아나운서는 『무진년에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또 예쁜 색시를 얻어 노총각 딱지를 떼고싶다』고 소박한 새해 소망을 펼쳤다.
<李美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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