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처럼 모인 온정의 손길은 사경을 헤매던 어린 생명을 구하고 한걸음 더 나가 비탄에 잠겨 뿔뿔이 흩어진 한가정에 새로운 삶의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
본보에 2차례에 걸쳐 보도되는 등 각계층의 뜨거운 성원을 받았던 심장병 어린이 인용진(베네딕또·1세)아기가 지난 12월 10일 청량리 성바오로병원에서 마침내 그토록 기다리던 심장수술을 받고 회복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심장병 용진이가 수술받기 바로 전날에는 자책감에 빠져 집을 나갔던 아버지까지 돌아와 세가족은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용진이 수술」과 「가족상봉」이라는 벅찬 감회를 한꺼번에 맛보기도 했다.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을 정도로 막막한 상황에 빠져있던 용진이 식구에게 이같은 「기적」을 안겨다준 것은 전국각지에서 봇물처럼 쏟아져들어온 나눔의 손길.
11월 22일 본보에 「심장병 용진이를 살려주세요」란 제목으로 애타는 사연이 소개되자마자 성금이 답지하기 시작. 멀리는 이역만리 스위스에서, 가깝게는 용진이 영세본당인 의정부 4동에 이르기까지 모두 7백만원이 넘는 정성을 보내왔다.
돈이 여의치 않으면 직접 용하다는 심장약을 들고오거나 격려 전화를 걸어 용진이의 쾌유를 빌었고 자신도 어려운 형편에 있던 한 할아버지는 꼬깃꼬깃한 돈 5천원을 들고 용진이 집을 방문,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기도 했다.
이렇듯 기막힌 사랑의 손길이 뒷받침을 해주고 있는 탓인지 워낙 나이가 어리고 몸이 약해 수술을 걱정했던 용진이는 5시간에 걸치는 큰 수술을 받았는데도 회복상태는 무척 좋은 편.
수술을 집도한 청량리 성바오로병원 김세화 박사는 『두살이 넘어 어느정도 저항력이 생긴후에 수술을 하는것이 보통이지만 용진이 경우는 상태가 좋지않아 서둘렀다』면서 『심실충격에 생긴 구멍이 예상외로 커서 아크론이라는 특수천을 넣어 그 부위르 폐쇄시켰다』고 수술경위를 설명했다.
현재 용진이는 수술부위가 잘 아물수 있도록 가슴에는 압박붕대를 감고 항생제가 든 링겔을 맞으면서 충청도 삽교에서 상경한 친할머니와 엄마 민동연 (헬레나)씨의 정성스러운 간호를 받고 있다.
현재는 가끔씩 심폐기능을 가화하기 위해 장난감 피리를 불기도 한다고.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의정부 4동과 도림동본당신자들이 병실로 찾아와 용진이를 위해 기도를 해주었고 할머니 한분이 성금을 들고 오는등 나눔이 끊이지 않아 식구들에게 큰 힘이 됐다.
『여러 어른들의 사랑에 힘입어 용진이가 수술을 받게됐다는 소식을 듣고 몇번이나 망설이다 집에 돌아왔다』는 아버지 인재동씨는 『많은 분들이 저를 무능하고 못난 아빠라고 욕하겠지만 아비가 못난탓에 손도 못쓰고 죽어가고 있는 어린자식을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었다』고 가출당시의 절박한 심정을 털어놨다.
용진이는 1~2주 정도 입원기간이 지나면 퇴원할 예정인데 앞으로 6개월동안 감기같은 질병에 각별한 주의가 요청될뿐 순조롭게 건강을 회복해가고 있다.
이번 수술비는 가톨릭 보건공제국의 「특약요청」으로. 납지된 성금내에서 무리없이 해결될 전망이다.
돌아오자마자 아버지가 자석침대 외판원으로 취직하는 등 재활의 의욕을 불태우고있는 용진이 부모는 『꺼질것 같던 용진이의 생명을 살려주신 여러분들께 이루말할 수 없는 감사를 드린다』면서 『평생 은혜갚는 마음으로 용진이를 훌륭히 키우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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