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Aesop, 그리스 이름은 Aisopos)은 기원전 6세기경에 그리스에서 살았다. 그에 관한 기록은 그리스의 역사학자인 헤로도토스가 지은 「역사」라는 책에 있다. 거기에 의하면 그는 이야기꾼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사모시섬에서 노예가 되었다가 그의 학식과 재치를 높이 산 주인이 해방시켜 주어 자유민이 되었으며, 그를 시기한 델피의 사제들이 씌운 누명으로 무지한 군중들에 의해 절벽에서 떨어져 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이솝은 수백편에 달하는 우화를 남겼다. 사람대신 짐승과 나무와 풀들이 인물로 활약하는 그의 우화들은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도덕적이고 교훈적이며 풍자적이어서 세계의 어느 나라에도 그의 우화를 읽지 않고 자란 어린이가 없을 정도이다. 오늘은 그의 우화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어느 따뜻한 봄날, 나귀와 여우가 함께 사냥을 나갔다. 사냥감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사나운 사자 한마리를 만났다. 눈치 빠른 여우는 위험을 느끼고는 사자에게 다가가서 자기를 안전하게 보내어 주면 나귀를 사자의 먹이로 넘겨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사자는 그러겠노라고 했다. 그러자 여우는 자기가 살기 위해서 친구인 나귀를 함정에 빠뜨렸다. 그러나 사자는 나귀가 도망갈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먼저 여우부터 잡아먹고, 배가 꺼진 다음에 천천히 구덩이에 갇혀 있는 나귀를 잡아 먹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몇가지의 교훈을 준다.
먼저, 나귀는 우둔하고 지혜롭지 못해서 죽음을 당했다. 교활한 여우를 친구로 삼은 것부터가 잘못인지도 모른다. 뿐만아니라 위험이 닥쳤을 때, 그 위험을 벗어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냥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사는 태도는 지혜로운 삶의 태도가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보람찬 삶을 이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에는 자기가 살기 위해 친구를 팔아 먹는 여우도 결국 죽음을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 남을 해롭히는 것은 죄악의 가장 보편적이며 대표적인 경우이다. 옳지 못한 방법, 정의롭지 못한 행위는 그 대가를 받고야 만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길이 아닌 곳으로 가는 수가 많다. 우리의 선조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가르치지 않았는가.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의(옳고 바름)가 아니면 행하지를 말라고.
마지막으로 사자의 이야기. 사자는 여우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기의 욕심을 채우고 말았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고, 또한 서로서로의 신뢰감을 조성하여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사자의 그뒤 이야기는 없지만, 그는 틀림없이 당나귀 뼈가 목에 걸려 죽었을 것이다. 신의를 저버리는 자는 벌을 받는다는 것 또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 나라의 가장 값진 보배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이다. 세월이 30년만 지나면 그들이 이 나라와 사회를 이끌어 가게 된다. 그들이 헛된 욕심을 버리고 옳고 바르게, 신의를 지키며 자라나야 한다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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