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 중에서 신ㆍ구약성서 합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어보는 경우가 드문 요즘, 올해 81세된 한 할머니가 신구약성서 전페이지를 필사해 본당 주임신부와 가까운 이웃에게 선물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서울 세검정본당(주임ㆍ양권식 신부)의 이삼순 할머니(마리아). 지난 10년동안 10여권의 성서를 필사, 본당신부와 이웃, 자녀들에게 선물하는 등 보통신자로서 감히 엄두도 못낼 일들을 해내고 있다.
별로 좋지않은 건강이면서도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서 성서를 옮겨 적고있는 이 할머니는『성서를 필사하는 동안 한순간의 분심도 없이 오로지 자신과 손자들의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영혼을 하느님께서 빨리 데려가 달라고만 빌었다』며 필사작업이 곧 자신이 할수 있었던 가장 적절한 기도였음을 털어놨다.
흔히 성가를 가장 아름다운 기도라고 말하지만 이마리아 할머니에게는 오로지 성서를 옮겨 적는것만이 그의 유일한 기도였기에 마음이 좋지 않을땐 울먹이면서 그런한 작업을 계속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별히 누구에게 글을 배웠던 적이 없는 이 할머니는 69세 되던해 스스로 글을 깨치고 71세때부터 성서를 필사하기 시작, 올해로 만10년동안 신구약합본 성서와 가톨릭 기도서, 성가집 등에 걸쳐 15여권을 완성하고 지금도 계속 성가집의 가사를 한줄 한줄씩 옮겨가고 있다.
할머니는 또 아들 며느리가 사다준 좋은 노트도 마다하고 국민학교용 노트에다 볼펜으로 또박 또박 성서를 필사했으며 한권이 다 옮겨지면 일일이 책과 같이 제본을 해 누구에겐가 선물을 하곤 했다.
이할머니는 특히 허리를 다쳐 필사 작업을 하기에는 많은 고통도 따르고 있지만 고통없이 기도가 될수 없다는 생각으로 필사작업을 중단하지 않았고 어떤 때는 밤을 새워가며 이 일에 열중했다.
한편 세검정본당의 양권식 신부는 이러한 할머니의 정성이 담긴 성서합본을 선물로 받고 마리아 할머니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40세에 혼자 몸이 된 이마리아 할머니는 현재 농협 서울지회에 다니는 아들 내외와 함께 살고 있으며 가끔씩 딸네집을 방문하는 일을 제외하곤 집에서 성서를 옮겨 적는일 주일미사, 수요일 낮미사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웃에 살고있는 이임순(80세, 엘리사벳) 할머니는 눈이 어두워 도저히 볼수없는 성서를 깨알 같은 글자로 일일이 옮겨적는것을 볼때 이것이 곧 하느님의 은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고『나는 아직까지도 성서를 한번도 다 읽지 못했는데 마리아 할머니는 무려 10번이나 옮겨 적는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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