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왕십리본당 청년 레지오 ‘죄인의 의탁’ 쁘레시디움이 6월 2일 본당 회합실에서 3000차 주회를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단 2명으로 회합을 하던 적도 있습니다. 수없이 부침을 계속하면서 오늘 3000차 회합에 이르기까지 주님의 은총과 성모님의 돌보심이 있었던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1961년 10월 8일 설립된 서울 왕십리본당(주임 김동춘 신부) 청년 레지오 ‘죄인의 의탁’ 쁘레시디움이 3000차 주회를 맞았다. 무려 60년에 가까운 오랜 시간이다. 청년 레지오로서는 유례가 드물다.
6월 2일 열린 3000차 주회에는 그동안 ‘죄인의 의탁’ 쁘레시디움을 거쳐 간 선배 단원들을 비롯해, ‘치명자의 모후’ 꾸리아 간부 등이 함께 참석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주회에서는 새로 2명의 신입단원 선서식도 함께 열렸다.
안소아(안나·35) 단장은 “어느 성당이나 그러하지만 젊은이들이 성당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함께하는 성경 읽기와 생활 나눔, 무엇보다도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대한 신뢰가 청년 레지오의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존립이 어려울 정도로 단원 확보가 어려웠다. 청년 레지오인 탓에 기존 단원이 40세가 되면 떠나야 했고, 신입단원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병원 자원봉사도 단원이 급감함에 따라서 후일을 기약해야 했다.
그러던 중, 본당 성가대 지휘를 맡고 있기도 한 안 단장은 성가대 청년들에게 레지오 활동의 아름다움을 피력했고, 호응을 얻었다. 안 단장은 특히 “혼자 하는 기도, 혼자 하는 봉사가 아니라 함께하는 기도와 봉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전했다”고 말했다.
‘죄인의 의탁’ 쁘레시디움이 속한 ‘치명자의 모후’ 꾸리아 단장 고인식(안토니오·65)씨는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3000차 주회의 경사를 맞은 데 대해서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젊은이들다운 활동력으로 더욱 힘찬 성모님의 군대가 돼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죄의의 의탁’ 쁘레시디움은 3000차 주회를 기점으로 더욱 왕성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인원 부족으로 중단됐던 병원 자원봉사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어르신들이 많은 왕십리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전화와 방문을 통한 독거노인들의 말벗 봉사에도 더 적극 임할 생각이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