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인회 및 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 박금순(63세ㆍ글라라)씨는 평생을 여성 운동에 헌신해 온 원로답게 각종 여성 문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지대하다.
『90년대 10년간은 여성발전을 위한 기간으로 정해 꾸준한 연구와 더불어 여성계발에 앞장 설 것입니다. 그 첫 사업으로 남북한 여성단체 교류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습니다』
박금순 회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여성단체에서 활동하는 5천명을 대상으로 북한 여성의 현황에 실태에 대한 의식구조 조사를 실시,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고 한다.
해방과 6ㆍ25 전쟁 등으로 어수선한 정국 속에서 한국의 여성 운동이 태동됐고 박 회장은 그 초창기인 51년부터 여성운동에 뛰어 들었다.
74년부터 한국 부인회회장을 맡아 크고 작은 일들을 척척 해결해 온 박금순씨는 소비자운동에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한국부인회에서는 65년 소비자 고발 창구를 설치, 소비자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70년대에 들어와서 소비자문제 고발、불량 상품 전시회、소비자 기본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등을 개최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했어요. 이 때문에 한국 부인회가 소비자 운동을 하는 단체로 인식되기도 했지요』
80년대는 건전가정 정착 10개년 계획을 세워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의 역할을 강조하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박금순씨는 가족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관계부처에 관혼상제법 개정문제를 건의하면서 「분수에 맞는 혼수를 하자는」는 계몽운동을 3년에 걸쳐 전국적으로 실시하기도 했다.
『과거 여성단체 활동은 소비자운동 등 한정된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으나 이제는 정치、사회、문화운동 및 경제운동 차원에서 여성운동이 인정되고 있다』고 밝힌 박금순씨는 앞으로 남녀 공용 평등법이 보다 원활이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일을 열심히 하려면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돼야 한다』는 박금순씨는 10여년 전부터 아침이면 남산에 올라 새벽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박금순씨의 얼굴에는 젊은이 못지않은 건강함이 넘친다.
한국 부인회 초대 회장 고(故) 임영신(전 중앙대 총장ㆍ설립자) 선생의 제자이기도 한 박금순씨는『스승님을 비롯한 여러 여성 선각자들의 나라와 겨레를 사랑한 고귀한 뜻을 후진들에게 그대로 전해 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한국부인회 회장직에 관한 정관을 고쳐 2년 후에는 수석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이임하겠다』고 밝힌 박금순씨는 은퇴 후에도 여전히 여성운동을 지원하겠다면서 넘치는 의욕을 보였다.
박금순씨는 『앞으로 노인 복지를 위해 유료 양로원과 무료 양로원을 가가 운영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미 이에 대한 구상이 상당히 진척돼 있다고 한다.
『일을 하는데 있어서 나 개인이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단체를 통해서 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할 수 있지요.』
『여성지도자라는 말은 전시대에서 끝이 났습니다. 이제는 한사람의 관리자일 뿐입니다. 조직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발전 할 수 있지요. 관리자는 언제나 창의력이 뛰어나고 시대감각에 앞서야 합니다』
박금순씨는 지난 87년 미국의 첫 여성 대법관 산드라 디오코너를 초청, 세미나를 가진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긴다면서 여성들의 의식계발 측면에서 이 같은 세미나를 꾸준히 개최하겠다고 밝힌다.
『소비자 단체협의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더욱 바빠졌다』는 박금순씨는 『특별히 교회활동을 하지는 못하나 일하는 현장에서 언제나 복음대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81년에 영세한 박금순씨는 독신으로서 현재 교수인 남동생 내외와 조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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