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회에서 일하는 동안 나로 하여금 가톨릭 성서낱말 사전을 만들도록 이끈 이들은 가톨릭 신자들이 아니라 끝없이 낱말 해석을 들고 입씨름을 해온 개신교 신자들이었습니다.』
이번에 한국교회사상 처음으로 「한국 가톨릭 성서낱말 사전」을 완성해낸 한글학회 연구원 허종진씨(바오로ㆍ43)는 이렇게 집필 동기를 밝히고 있다.
한 집단이 발전하려면 먼저 그 집단이 쓰는 말이 하나로 다듬어져야 한다는 허종진씨는 『한국신자들이 읽고 말하는 성서 낱말이 우리의 얼이 스며있는 낱말로 풀이되어 녹아들지 않고 도색된 외래어 그대로 전수된다면 낱말이 전하는 진미를 제대로 맛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사전 편찬 작업 도중 과로로 인한 간질환으로 몇차례 입원까지 한 허씨는 80년부터 풀이가 필요한 낱말을 선정, 고집스럽게 공병우타자기로만 약 60만장의 원고지레 낱말 풀이를 해왔다.
소명처럼 여긴 이 작업을 10년간 추진하는 동안 「불효자식」「건방진 평신도」 등 갖은 비난의 소리를 속으로 감수한 허종진씨는 앞으로 10살박이 자식같은 사전이 성서를 배우고 싶지만 별로 아는바가 없어 애태우는 이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된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다고 희망했다.
허종진씨는 곧 사전이 발간되는대로 그간 찾아뵙지 못한 부모 묘소를 찾아 가장 먼저 사전을 안겨드리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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