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형(天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한센병. 인류는 한센병으로 생긴 불구가 흉측하다는 이유로 환자들을 외면하고 소외시켜왔다. 한센병은 이제 완치가능한 병이지만, 한센병에 대한 몰이해로 수많은 병력자들이 고통과 박해를 받았다.
한국가톨릭나사업연합회(회장 오상선 신부, 이하 나사업연합회)가 「땅 위의 서러운 사람들」을 비매품으로 발간했다. 「땅 위의 서러운 사람들」은 고(故) 김동선(요한 마리아 비안네)씨가 쓴 한센병 투병기를 모은 책이다. 고인은 1991년 1월부터 2002년 11월까지 12년간 나사업연합회의 회지 ‘다미안’에 자신의 투병기를 연재해왔다. 책에는 중학교 국어교사였던 고인이 40대 후반 한센병이 발병한 후 겪고 느껴온 일들이 담겨있다. 나사업연합회는 보다 많은 이들이 한센병 환자와 병력자들이 겪은 아픔에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후원회원을 중심으로 이 책을 보급하고 있다.
나사업연합회는 교회의 정신에 따라 한센병 환자와 한센병 병력자들을 위한 지원을 위해 설립된 단체다. 1961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 때 인준된 나사업연합회는 그동안 한센병 환자를 위한 이동진료, 치료 지원, 정착 자립 지원을 펼치고, 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나사업연합회의 설립과 함께 한국교회는 병고와 사회적 차별로 이중고를 겪는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매년 1월 넷째 주일을 구라주일로 제정해 2차 헌금을 모금해왔다. 그러나 1991년 구라주일이 없어지면서 나사업연합회는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한센병 환자들을 돌봐왔다.
현재 나사업연합회는 고령화되는 한센병 환자들 실질적으로 돕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아프리카 가나, 중국 지린성의 옌지, 쓰촨성 등지의 한센병 환자들도 지원하고 있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나사업연합회를 비롯한 복지단체들의 노력으로 환자 수가 줄어들었지만, 동시에 한센병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도 그만큼 줄었다. 나사업연합회에 등록한 회원은 4만여 명이지만, 꾸준히 후원금을 보내는 이들은 2000여 명에 불과하다.
나사업연합회 회장 오상선 신부는 “이 책이 이미 한센 병력자로 살다가 돌아가신 모든 분들과 아직 그 피곤한 삶을 부여잡고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한센인들의 아픔과 고뇌를 더 잘 이해하고 편견과 오해를 불식시키는데 작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후원문의 02-3144-6311~2 한국가톨릭나사업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