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ㆍ비디오ㆍ잡지 등 날마다 물밀듯이 쏟아지는 각종 대중매체들. 이제는 어느 누구도 이를 통하지 않고서는 하루도 편히 살아 갈 수 없게 됐다. 우리 생활에 깊이 파고든 대중메체로부터의 각종 유해환경은 청소년들에게 실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사실 그동안 신문이나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서 대중매체 앞에 놓여진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심각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뭐ㆍ우리아이는 괜찮으니까!」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지내 왔지요』 지난해 11월 서울 돈ㆍ보스꼬 청년센터가 마련한 제1차 매스 미디어 세미나 교육을 수료한 최모나(모니까ㆍ37)씨의 말이다.
미디어의 횡포가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현실속에서 부모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의 매스 미디어 교육에 참여하고 난 후 무절제하게 뿜어내는 미디어 공해의 심각성을 절감했다는 최모나씨. 『그래도 막상 배운 내용을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고2ㆍ국6의 두 자녀를 둔 최모나씨가 가정에서 직접 자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미디어교육에 대한 체험담을 들어보기로 한다.
나는 텔레비전이란 그저 낮동안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들이 저녁에 한곳에 모여 웃고 즐길수 있는 정도의 매체로 생각해 왔다. 그래서 사실 아이들이 텔레비전 시청에 대해서도 아무런 방침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돈ㆍ보스꼬 청소년센터가 주최한 매스 미디어 교육을 받고부터 나의 단순한 견해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텔레비전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프로그램이 유익하고 또 해가 되는지 텔레비전 프로그램 선별 능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매스 미디어 교육을 받은 직후 가정에서 배운 내용을 실천에 옮기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나 한사람부터라도」라는 생각과 가족들의 뜻밖의 도움으로 하나둘씩 문제에 접근해 나갔다.
다음은 국민학교 6학년인 우리집 아이가 KBS2TV에서 방영하는 어린이 만화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작성한 글이다.
▲17:30 애국가
▲17:31 독수리 5형제 주제가
▲17:32 광고 9개 과자 선전 7가지
▲17:35 △괴물이 비행기 13대 파괴, 6발의 미사일에도 이상이 없음 △배3척 파괴(대형 호랑이) △킹 드레곤(왕용)괴물 등장 △버드 미사일 5개 발사, 불새로 변신한 젯트 피닉스에 불발사(고장), 불속에 빠짐ㆍ구출
△젯트 피닉스 고쳐 재출동, 사람(적)34명 죽임, 그밖의 다수의 사람들 얼어버림
△괴물 추락, 나쁜놈 탈출
▲17:55 끝
느낌=느낀 것은 없고 그냥 심심풀이로 본다.
내 아이가 아무리 만화영화라지만 전혀 아무런 느낌도 없이 파괴ㆍ살인이 난무하는 장면들을 「그저 심심풀이」로 보았다는 사실에 대해「엄마로서 과연 무엇을 가르쳤나?」, 「무엇을 본보기로 보여 주었나?」고 깊이 반성하게 됐다.
그리고 아이의 행동과 놀이방법을 자세히 관찰해 보았더니 장난감이라고 구입하는 것은 모두 전쟁놀이용이었다. 또 사람모형의 고무인형을 가지고 구슬치기 하듯 상대방과 치기ㆍ따먹기 놀이를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텔레비젼의 어린이 프로그램 시간대에 맞춰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와 함께 시청을 해본 결과 대부분이 로보트와 사람이 싸우는 전쟁내용이거나 이미 방영됐던 프로그램의 재탕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아이와 함께 텔레비전을 보면서 「왜 저런 내용을 보면 안되는지」그 이유를 조심스럽게 설명하면서, 아이의 생각과 말을 들어주었더니 아이는 엄마가 자신의 이야기에 호응해 준다는 것에 대해 몹시 즐거워하는 표정을 지었고 하루종일 일과를 쉴새없이 종알거렸다.
그 이후 우리가정은 모든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엄마와 같이 그 내용을 분석하고 토론하기로 했다. 그 결과 아이에게 무조건 『텔레비전을 보면 안돼!』라는 명령 보다는 왜 보면 안되는지 대화해 나가는 방법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지금 당장은 텔레비전 시청을 완전히 끊을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우리 가정의 텔레비전 시청은 주1회이던 것을 격주로 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내용의 줄거리와 느낀점을 적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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