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원유감
하느님의 출석부ㆍ4
가을인데
입원이라니
그건
‘외로움+슬픔’이다.
방문객마다
쾌유를 빌면
건강은 더 멀어 보이고
성ㆍ빈센트병원
제6동 337호실에서
내려다 본 세상은
하얀 약봉지 같구나.
낙엽 하나
물음표처럼
허공을 맴돌다
이 세상에 홀로 남는다.
■ 고백하나
하느님의 출석부ㆍ5
내 지금까지
언제 그 분을 찾았던가.
너를 위해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도를 했다.
기도실도 따로 있고
십자가 예수상이 우리 방에도 있었지만,
스스로가 쑥스러워
고백하건대
변소에 가서 기도를 했다.
거기에서는
마음속의 말을 다 할 수 있었다.
그건
이 세상에서
가정 우스운 기도였지만,
그 분도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셨다.
그 다음부터는
그 분께서 먼저
변소에 와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