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음악가락에 맞춰 연지곤지를 찍고 족두리를 쓴 신부와 사모관대 차림의 늠름한 신랑이 꽃가루를 뿌리며 들러리를 선 손자들의 인도에 따라 입장하자 백설이 내려 앉은 이웃 노인들은 저마다 젊은 시절 치뤘던 혼례식을 회상하며 흥에 젖어 들었다.
8월 5일 원주교구 북평본당 주임 박용식 신부 자택인 충북 제천군 백운면 방학리 585번지에서는 수많은 축하객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박신부의 부모 박장득(요한ㆍ87세) 옹과 진아지(마리아ㆍ79세) 여사의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식이 베풀어졌다.
아들 박용식 신부 주례 원주교구 김지석 주교를 비롯 4명의 교구사제 공동집전으로 봉헌된 축하미사에 이어 열린 이날 회혼축하연은 20여명의 손자ㆍ손녀들이 벌인 깜찍한 재롱과 축하객들의 탄성으로 이어졌다.
1929년 백년가약을 맺은후 슬하에 6남1녀를 두고있는 박장득ㆍ진아지 부부는 신앙의 불모지이던 백운땅에 가톨릭신앙을 전파하고 복음을 심는데 주춧돌 역할을 하는등 원주교구의 빼놓을수 없는 공로자로 손꼽히고 있다.
한편 이날 회혼식 축하미사에서 김지석 주교는 강론을 통해『농부가 봄에 씨를 뿌려 가을에 추수하는 것은 누구도 맛볼수 없는 기쁨인데 회혼식을 맞이하는 두분은 무엇보다 풍요로운 결실을 얻었다』고 비유『메마른 이시대에 두 어른은 행동으로 성가정의 모범을 보여줬다』고 치하했다.
이날 회혼식도중 진행된 혼인갱신식을 통해 노부부는 혼인성사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사제의 질문에 이구동성으로『예,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대답, 소박하지만 무너뜨릴수 없는 끈끈한 부부의 정을 느끼게 했다.
아들 박용식 신부는 소감을 통해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없다고 하는데 7남매를 낳아서 키워주심에 감사드린다』면서 『더욱 효도하겠다』고 다짐, 회혼식에 참석한 이들의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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