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배씨…「한국수도원 건축 변천 연구」

외형집착ㆍ상징적 의미 미약
시대 초월한 고유특성 아쉬워
수도원 건축 토착화 방안 모색
1888~1988년간 건립된 수도원 유형분석

한국건축사에서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그냥 방치돼 온 한국 가톨릭 수도원 건축에 대한 1백년간의 변천과정을 고찰한 논문이 최근 발표됐다.

김승배(라파엘(29)씨가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한국 가톨릭 수도원 건축의 변천에 관한 연구」가 바로 그것으로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가톨릭 수도원 건축의 이론적 정립을 기한 논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의 학교ㆍ병원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한국 가톨릭 수도원의 건축사를 처음으로 종합했다는 의의를 지닌 이번 논문은 1888년부터 1988년 12월말까지 성립된 수도원을 유형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승배씨는 이를위해 전국 83개 수도원 본원을 실측하고 그중 49개 수도원을 선정、각 시대별로 분석하면서 한국 수도원 건축의 도착화에 따른 전통성 추구방안에도 언급하고 있다.

수도원 건축의 이해를 돕고 본진을 규명하기 위해 수도생활의 신학적、역사적 고찰과 서양 가톨릭 수도원 건축도 서술한 이번 논문은 한국 가톨릭 건축의 변천과정을 체계화하기 위해 한국 가톨릭수도원의 기능 및 요소별분석을 실증적인 자료에 기초、통계적인 방법을 통해 접근하고 있다.

『한국 가톨릭 수도원건축의 변천에 관한 연구』는 이러한 고찰을 통해『서양 가톨릭 수도원 건축에 있어서 시대를 초월한 특성으로 용도와 사용자에 따른 건물이나 공간의 명확한 분화가 있으며 그 중심은 수도원 부속성당과 회랑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각 건물들의 건물배치·공간구성은 그 시대의 요구와 사상·종교관이 반영돼 있으며 수도원의 임지는 수도회의 목적、사회적 역할、시대적 상황 등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고찰했다.

특히 김승배씨는 이 논문에서 한국 가톨릭 수도원 건축의 각 시대별 특성을 살피고 그 결과로『외래건축문화가 일방적으로 이식되는 경우에도 유입-충돌-변형-생성 등의 복잡한 문화수용 과정을 거치게 돼 기능적 측면이 강조되었던 초창기에도 서양양식의 요소들이 꾸준히 형성되어왔다』며 『수도원 건축을 토착화하려는 시도가 건축에 반영돼 나타나지만 대부분 외형에만 집착、토착문화의 기능적 욕구만을 강조해서 수도원 건축이 갖고 있는 상징적 의미가 매우 미약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또한 이 논문은『토착문화에 적합한 수도생활공간 정착을 위해 한국 가톨릭 수도원 건축이 한국 근대건축에 끼친 영향과 동(서양의 수도생활 공간에 대한 비교연구가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승배씨는 특히『수도원 건축은 동양적공간 개념을 잘 실현시킬수 있어 한국 가톨릭 수도원의 전통성 추구 및 정립도 이에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건축적 정립보다도 이론적 체계화가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또한 한국 가톨릭 수도원 건축의 올바른 방향정립의 한 방법으로 김승배씨는『전통계승의 건축적 노력과 함께 토착문화에 적합한 수도생활의 정착이 무엇보다 필요하고、수도원 건축의 토착화에 앞서 수도생활의 토착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