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구 설정과 함께 초대 군종교구장에 취임한 정명조 주교를 서울 상도동 소재 군종교구 주교관 집무실에서 주교서품식 후 열흘만에 만났다. 『아직도 긴장이 풀리지 않아서인지 몸살날 사이도 없었다』는 정주교는『군복을 다시 입는 기분이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27년간의 사제 생활중 20년을 군종사제로 복무한 정주교는 예편후 5년만에 군종전담 주교신분으로 군종사목 일선에 복귀、 비록 현역은 아니지만 군사목과 다시 끈끈한 인연을 맺었다.
『현재 군종교구 소속 사제는 57명、 전교수녀 50여명、성당 79개소、89년말 현재 군인신자는 7만 4천 1백 11명』이라고 소개한 정주교는『군종 교세현황으로만 봐도 군종교구 설정은 필연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군종교구가 설정되었으나 설정 이전과 특별히 급하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한 정 주교는 다만 교구설정으로 인해 그동안 총재 주교가 비전담으로 맡아오던 군종업무가 전담주교 체제를 이룩함으로써『교회내외적으로 군사목의 입지가 강화、점진적으로 군사목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군종교구는 일반 교구와는 크게 차이가 나는 특수교구이다. 인적 구성과 관할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인적구성은 한시적으며 관할 구역은 광범위하지만 전국적으로 산재돼있다.
일반교구 역시 신자가 주거지를 옮길 경우 소속교구가 바뀌기도 하지만 군종교구는 소속 신자 대부분이 3년 이내에 제대하는 사병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이동이 잦을수 밖에 없다.
이러한 군종교구의 특징은 근본적으로 재정적인 취약성을 안고있어 당면과제 또한 적지않다.
정 주교는 이와 관련『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군종교구청 업무전담사제 확보』라면서『최소한 사무처장을 겸한 부교구장과 사목국장 등 2명의 전담사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군종 교구청에는 교구장 주교 외에는 전담사제가 한명도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정 주교는 현역군종신부가 아닌 지역교회 출신의 군종업무 전담신부의 영입과 함께 이태리 프랑스교회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현역 군종신부의 군종교구청 파견근무제도 실현을 모색중에 있다.
『국방부 등 군관계자들과의 협의 과정을 거쳐야하고 근무시간 등의 난점이 있으나 후자쪽이 재정부담이 적고 업무수행이 원활하기 때문에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정 주교는『교구청 인적자원이 확보되어야만 일선 군종사목을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군종교구청 이전 건립 등은 현재로서는 계획에 없다고 말했다.
군종교구의 주요 재원은 교구 설정 이전과 마찬가지로 군종후원회 후원금과 매년 한번 실시하는 군인주일 헌금이다.
『14개 지역교구 가운데 군종후원회가 조직된 교구는 5개 교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정주교는『군종후원회 미 조직교구의 교구장과 협의、후원회 조직을 활성화시켜 나가겠다』면서 지역교구의 군종교구 지원은 교황 군인헌장에서도 명시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군종교구 설정은 한국주교단의 청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낙관했다.
아울러 정주교는『후원회 후원금과 함께 군종교구 재정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군인주일 특별헌금이 대부분의 본당에서 2차 헌금으로 모아지고 있다』면서『군종교구의 정상화를 위해 앞으로는 2차 헌금 아닌 본헌금으로 군인주일 헌금에 협조해 줄 것』을 희망했다.
군종교구의 현안문제 중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군종신부의 부족이다. 아직도 지역교구 사제가 부족한 한국교회 실정이지만 현재 군종신부수는 1984년 주교회의에서 결정한 군종신부 정원 65명에 10%이상 미달하는 57명에 불과하다.
『1963년 주교회의에서 교구 한국인 사제수의 10%를 군종단에 파견키로 결의、최고 75명의 군종신부가 활동한 적이 있었다』고 지적한 정주교는『일차적으로 주교회의에서 약속한 65명 확보가 시급하며 앞으로 적어도 75명선은 돼야 한다』면서 이 문제 역시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주교는 장기적으로 군종신부의 원활한 수급과 장기복무 신부학보를 위해『중단되 군종장교 후보생 제도의 재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고、군종사제를 희망하는 신학생 양성비를 소속 교구와 협의 분담、장기복무토록 하는 미국 군종교구의 시행방안도 함께 연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 주교는 또한『군종교구는 지역교회가 아니며 군종주교는 지역주교가 아닌 명의주교이기 때문에 군종주교좌 성당은 없다』고 확인하면서『7월 이전에 사목방문과는 별도로 매주일 군종신부들이 관할하고 있는 부대성당을 차례로 방문、미사를 봉헌하겠다』고 밝혔다.
정 주교는『군종교구의 출범을 계기로 교회 구성원 모두의 군종 사목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군종교구의 설정은 모든 분들의 여망에 의해 실현된 것이지만 특별히 주교단을 비롯 총재와 부교구장으로서 군종 교구설정에 산파역을 담당한 경갑룡 주교와 김계춘 신부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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