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Mindanao신학교 성서학교수 헬렌 그레암 수녀(메리놀회)가 연 3일간 강의를 맡아 진행한 여성신학 특별 세미나가 지난달 1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메리놀수녀회와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 여성위 전진상(全眞常) 교육관 공동주최로 지난달 15일부터 전진상교육관에서 열린 여성신학 특별세미나에서 헬렌 그레암 수녀는 미처 드러나지 않은 성서 안 여성들의 이야기를 시종 생동감 있게 강의해 1백여 참가 여성들을 매료시켰다.
아직도 ‘여성신학’이라는 용어가 생소하게 들리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현실 속에서 뛰어난 유머 감각과 필요한 용어에 대한 적절한 우리말 사용을 곁들여 여성신학과 여성해방의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한 헬렌 그레암 수녀를 만났다.
개신교회에서는 여성신학이 비교적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한국 가톨릭교회에서는 여성신학이라는 개념조차 정립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여성신학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난 5~6천년동안 가톨릭교회는 물론이고 인류역사는 가부장제도 아래서 유지돼 왔다. 아버지가 집안을 다스렸고 이 같은 가정의 위계질서가 사회제도에 영향을 미쳐 남자가 여자를 지배하게 됐고 또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백인이 다른 문화권의 인종을 지배하는 식으로 발전했고 결국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는 지경으로 몰고 갔다. 이 가부장제도가 전체구조로서의 모델이 된 것이다. 오늘날 여성해방의 목적은 이 전체 제도를 변화시키는데 있다. 그것은 경쟁·지배의 방식이 아니라 협동과 동반의 길로 사회를 이끌어 가려는 노력이다, 이러한 계획 중의 하나가 바로 여성 신학인데 여성신학은 우리의 종교적 전통을 여성의 눈으로 재독(再講)하는 것이며, 이는 곧 무시되고 묻혀 온 여성의 역사를 재발견하는 것이다”
- 여성신학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1950년대 이후 여성문제가 점차 사회문제로 일반화되기 시작하자 시대적 조류에 영향을 받아 69년 서구 유럽사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 교회에서의 여성신학의 역할은?
“이스라엘시대와 예수시대는 철저한 가부장적 남성중심 문화였다. 성서는 모두 남성들에 의해 기록됐으며 성서해석자들도 남성이었고 거기서 나온 윤리관이나 신학 역시 남성일변도였다. 가톨릭교회 내에서 여성은 마치 이등시민으로 간주돼왔다. 그러므로 여성신학은 기존의 신학과 교회체계가 여성의 존엄과 인권을 무시하거나 왜곡한 면들을 지적하고 교회체제 및 그 기능이 여성을 차별하거나 소외시키지 않는 형태로 변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한 방법으로 여성신학에서는 성서를 여성의 눈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 묻혀 온 여성들의 역할을 찾아냄으로써 교회적 의식체계를 변모시키고, 교회 내에서 결코 적지 않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여성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이끄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들이 여성에 대한 교회의 올바른 평가를 가능케 할 것이다”
- 그러면 지금 현재 교회여성들이 실체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먼저는 교육이고 의식화이다. 또 더 많은 여성들이 의식의 선상에 올라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지역적으로 그리고 국가적으로 여성들이 단체를 조직하는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개인적인 일로 문제를 개인적인 일로 간직하고 있는데 여성들이 함께 모이면 반드시 힘이 생긴다. 여성들이 함께 뭉친다면 가부장제도에 대항한 필요한 저항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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