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충실히 따르다가 하느님 품에 안긴 한 신앙인의 안구기증으로 실명자 2명이 광명의 빛을 되찾았다.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 생활실천운동인 한 마음 한 몸 운동 확산으로 사망 후 자신의 두눈을 포함한 장기를 이웃에게 기증하겠다는 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청주교구 충주 지현동본당 주임 연제식 신부의 부친 연기남(바오로)옹의 안구 기증은 살아생전 모범적인 고인의 신앙생활 때문에 더욱 돋보이고 있다.
구랍10일 췌장암으로 연 옹이 81세를 일기로 별세한 뒤 강남성모병원 안과는 안구를 적출, 14일 김재호 박사 집도로 원혜정씨(28세)의 오른쪽 눈 각막이식과 김복순씨(60세)의 오른쪽 눈 공막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수술 후 시력이 0.5까지 회복된 원혜정씨는『갑갑하던 눈이 잘 보이도록 안구를 기증해준 고인에게 감사드린다』며 수술한 눈이 완쾌된 뒤 고인의 아들인 연재식 신부를 방문, 감사의 뜻을 직접 전하겠다고 말했다.
강남성모병원 안과과장 김재호 박사는『외국에는 헌안자들이 많으나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인식부족으로 수술을 원하는 환자수에 비해 안구 기증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또 안과수술중 최고의 경험과 기술을 요하는 각막이식 수술 등의 전문의사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기증안구의 조건은 보통 5~70세의 건장한 눈이면 되고 근시 원시 난시도 가능하나 눈수술을 했거나 간염·패혈증·백혈병·매독·AIDS·뇌막염환자 등은 불가능하다.
연기남옹의 경우 나이에 비해 두눈이 무척 건강한 편이라 기증안구로 적합했던 것. 고인은 두눈 뿐만아니라 다른 장기도 모두 기증하겠다고 했으나「암」이라서 할 수 없었다고.
고(故) 윤형중 신부의 기증안구가 2명의 실명자에게 광명을 안겨주는 것을 보고 고(故) 연기남옹은『나도 윤 신부님처럼 사후 두 눈을 기증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었다.
평소 말보다는 조용히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주면서 수도자적인 삶을 살아온 연옹은『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죄때문에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셨는데 주님께서 주신 고통을 참아내지 못하고 병원에 가서 치료받으면 안된다』며 암의 고통을 참아내며 주님의 고통에 동참하기도 했다.
구랍 13일 충주 지현동 성당에서 청주교구장 정진석 주교를 비롯 사제단 50여명의 공동집전으로 봉헌된 고인의 장례미사에는 고인이 평안히 잠들기를 기원하는 조문객들로 성당을 가득 메워 살아생전에 고인의 인품을 대변해주었다.
고인의 자녀 3남 6녀 중에는 연제식 신부와 연제순·제영·제련 수녀(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서울관구) 등 4명이 성직·수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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