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3천여 자에 이르는 장문으로 1801년을 전후 당시 한국천주교회 박해현황과 교회재건을 위한 대책을 북경주교에게 보고하기 위해 작성된 ‘황사영백서’를 붓글씨로 필사, 10폭 병풍의 서예작품으로 출품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아마추어 서예가인 대전교구 대동본당 신자인 임사빈(60세·도마)씨.
그의 작품은 5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에 걸쳐 대전시민회관 전시실에서 마련된 제16회 대전연묵회 회원 서예전에서 소개됐다.
임씨의 작품은 서예계에서 글자수가 최고로 많은 작품이 5천6백여 자의 불교경전 금강경을 필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에 비추어 보면 이 부문에서 새로운 기록갱신을 한 셈.
임씨는 글씨를 쓰기 전에 6개월간에 걸쳐 우선 황사영백서를 철저히 공부했다.
그다음 백서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문헌과 비교해가면서 탈자·오자를 조사하고 작품제작을 위한 설계를 하는데 2개월이 걸렸다.
대전시내의 모 상호신용금고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임씨는 평일에는 오전 5시에 기상, 간단한 기도를 바친 뒤 7시까지 2시간, 또 저녁에 퇴근 후 8시 30분부터 2시간, 근무를 일찍 마친 토요일이나 휴무인 공휴일·일요일은 거의 하루 종일을 작품제작에 몰두, 2개월여 만에 글씨 쓰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가 백서의 글자 하나하나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필사한 결과 학계에서는 백서의 글자수가 1만3천3백11자로 알려져 있는데 반해 1만3천4백47자로 확인됐다.
황사영 선조의 도움을 청하는 기도자세를 늘 가슴에 새겨 작품제작에 몰두했다는 임씨는 “황사영 신앙선조의 교회를 구하고자 하는 굳은 사명감을 가슴깊이 느낄 수 있었다”면서 “박해로 죽어간 동료들의 기록을 철저히 남겨 그들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 황사영 선조의 마음을 충분히 엿볼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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