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원신흥동본당 요한회 회원들이 교구 장애인사목부 봉사 활동 후 유창연 전담 신부(왼쪽에서 다섯 번째)와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대전 원신흥동본당 요한회 제공
본당에서 신심 단체를 제외하고 딱히 활동할 만한 모임 찾기가 쉽지 않은 30~40대 아버지들. 그래서 대개 본당에 가면 어색한 분위기를 느끼고 주변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주일미사 참례 후에도 성당을 빠져나가기 바쁘다.
대전 원신흥동본당(주임 이상욱 신부) 요한회(회장 정성일)는 이런 30~40대 아버지들에게 신앙 안에서의 친목은 물론 매월 정기적인 장애인 단체 봉사로 신앙의 기쁨을 북돋워주고 있다.
2013년 시작된 요한회의 첫 출발은 비슷한 나이의 남성 신자들이 ‘순수하게 친교를 나누자’는 것이었다. 무조건 모여서 어울리면 그 속에서 신심도 싹트고 가정도 함께 화목해질 것이라는 취지였다.
하나둘 회원이 늘어나고 우정이 쌓이면서 본당 봉사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주일 차량 정리 등 크고 작은 행사에서 몸으로 힘쓰는 일들 위주로 활동에 나섰다. 초등부나 복사단 간식 후원, 어르신 식사 봉사 등 물질적 후원에도 힘을 보탰다.
4년 전 교구 장애인사목부와 인연을 맺으며 역할은 더 넓게 확장됐다. 매월 둘째 주일 본당 교중 미사 봉헌 후 장애인사목부를 방문해 청소는 물론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도우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4월과 10월에는 특별히 음식 봉사 활동에 나선다.
이러한 활동으로 요한회는 ‘낀 세대’인 젊은 아버지들을 교회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여 ‘신앙’과 ‘봉사’를 일상과 연결하는 ‘가교’가 될 뿐만 아니라 이들이 본당 허리 역할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당 분위기가 젊어지는 것은 덤이다.
정성일(미카엘) 회장은 “직장과 사회, 가정에서조차 크게 웃으며 떠들 기회가 없는 요즘 30~40대 아버지들에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는 단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상욱 신부는 “비슷한 연배의 남성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또 형제애 안에서 고충을 나누며 서로가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또 젊은 아버지들이 본당 공동체 안에서 주인 의식을 갖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