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클론 이다이로부터 가까스로 살아남은 모잠비크의 사람들이 3월 21일 베이라에 있는 이재민대피소에 도착하고 있다. 사이클론 이다이로 모잠비크와 짐바브웨, 말라위에서 70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피해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CNS
3월 중순 모잠비크, 짐바브웨, 말라위를 강타한 사이클론으로 3월 24일 현재까지 700여 명이 희생된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교회 안팎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월 20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일반알현을 주례하고 사이클론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위로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많은 이재민과 희생자 가족을 걱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재해가 벌어져 슬프다”고 밝혔다. 특히 교황은 사이클론과 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모잠비크와 짐바브웨, 말라위에 각각 5만 달러를 지원해 초기 구호작업에 사용하도록 했다.
남부 아프리카를 강타한 사이클론 ‘이다이’로 희생된 총 사망자는 1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페 뉴시 모잠비크 대통령은 3월 19일 모잠비크에서는 200명 이상이 죽고 거의 35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짐바브웨 정부는 현재까지 약 100명이 죽었지만 총 사망자는 3배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교회의 해외원조단체인 가톨릭구제회(Catholic Relief Services, 이하 CRS) 모잠비크 지부장 에리카 달-브레딘은 3월 18일 미국주교회의 통신사 CNS에 “사회기반 시설과 통신 시설이 파괴돼 피해 규모를 추정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달-브레딘 지부장은 “모잠비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항구 도시인 베이라는 거의 모든 것이 파괴돼 일부 시외 지역은 접근조차 어렵다”면서 “사이클론으로 전기가 끊어지고 베이라 국제공항은 폐쇄됐으며, 사실상 도로를 통한 베이라 접근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달-브레딘 지부장은 “사람들은 지붕 위와 나무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강이 범람해 모든 마을이 물에 잠기고 시체가 떠다니고 있다”고 피해 상황을 전했다.
CRS는 지역 카리타스와 교회 및 구호 기구와 협력해 구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사이클론 이다이는 3월 14일 베이라를 덮친 다음, 짐바브웨로 향했다.
CRS 짐바브웨 지부장 리타 빌링슬레이는 3월 19일 수도 하라레에서 4면이 내륙으로 막힌 짐바브웨는 예상보다 피해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빌링슬레이는 짐바브웨에서는 폭풍우에 곡물과 가축, 주택이 파괴돼 “약 1만2000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면서 사이클론의 파괴 규모가 점차 드러나면서 피해자 수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짐바브웨에서는 교회가 이재민의 쉼터로 사용되고 있으며 짐바브웨교회는 모든 관련 기구들과 협력해 긴급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치지 않는 폭우과 산사태, 쓰러진 나무로 인해 많은 지역의 도로와 다리가 파괴되면서 구호 활동은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빌링슬레이 지부장은 “물가가 치솟고 일부 물자가 전혀 제공되지 않아 짐바브웨에 피해가 늘고 있다”면서, “현금보다 물자 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짐바브웨의 식량과 연료, 의료품 부족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짐바브웨 주교회의 사무총장 프레드릭 치롬바 신부는 3월 18일 하라레에서 사이클론의 조기 경보 시스템이 작동했지만 “피해 규모가 우리 예상보다 심각했다”고 말하고,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과 기상 충격이 매번 더 심각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말라위도 폭우로 피해를 입었다. 정부는 홍수로 56명이 죽고 강물이 범람해 주택이 물에 잠겨 약 1만1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