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신문이 창간 92주년을 맞아 홍콩교구 성신연구소와 3월 20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학 진리관 대강의실에서 공동주최한 제2회 한·중 국제심포지엄 중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와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김 대주교 왼쪽)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민족 복음화’의 사명으로 92년을 달려온 교회신문이 100년을 내다보며 ‘아시아 복음화’ 실현을 위한 주춧돌을 놓았다. 가톨릭신문(사장 이기수 신부)은 창간 92주년을 맞아 3월 20일 홍콩교구 성신연구소(소장 통 혼 추기경)와 공동으로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진리관 대강의실에서 ‘제2회 한·중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1927년 4월 1일, 암울했던 시대에 청년 그리스도인의 예언자적 소명으로 가톨릭신문이 태어났다. 그동안 민족 복음화를 위해 달려온 가톨릭신문은 2017년 창간 90주년을 맞이하면서 100주년을 향한 시대적 사명으로 ‘평화’와 ‘아시아 복음화’를 제시했다. 201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평화 기획과 아시아 복음화 기획을 시작했다. 이는 시대의 징표를 읽고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을 일으킬 작은 바람개비가 되고자 하는 가톨릭신문의 예언자적 소명을 드러내는 것이다. 지난해 1월, 가톨릭신문이 중국교회 관련 세계 최고의 권위를 지닌 홍콩교구 성신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 역시 참 평화를 선포하기 위한 시도였다. 이번 한·중 국제심포지엄은 성신연구소와 함께 아시아 복음화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위해 내딛는 첫 발걸음으로 의미가 크다.
이번 심포지엄 주제는 ‘남북 종교교류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가장 먼저 실현돼야 할 것이 한반도 평화이며,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종교의 가르침이 기반이 돼야 한다는 양 기관의 뜻으로 정해졌다. 이에 공감하는 차원에서 한국교회뿐 아니라 홍콩과 대만에서도 이번 심포지엄에 동참했다. 한국외방선교회 성재기 신부가 사회를 맡은 이날 심포지엄에는 홍콩 성신연구소 안소니 람 선임연구원, 대만 푸렌대학 역사학과 천팡쭝 교수, 아주대 역사학과 한상준(마르코) 교수, 중국 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 이상민 연구원이 발제와 논평에 나섰다. 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소장 강주석 신부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발제를 듣고 토론에 나섰다.
첫 번째 발제 ‘중국 공산화 이후 홍콩교회와 중국교회 교류를 통해 본 남북한 종교교류 전망’은 성신연구소 안소니 람 선임연구원이 맡았다. 람 연구원은 홍콩과 대만 등이 중국 본토의 복음화를 위해 펼치는 ‘다리 교회’ 노력을 소개하면서 남북 종교교류 방안을 제시했다. 한상준 교수는 ‘북·중 관계사로 본 남북한 종교교류 연혁과 현황·전망’ 주제로 제2발제를 했다. 한 교수는 “종교집단 간의 교류와 협력은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며 “남북 협력과 교류의 선봉을 한국천주교회가 해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발제에 앞서 이날 기조강연을 맡은 김희중 대주교는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가톨릭신문이 마련한 이번 심포지엄은 시의적절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주교는 “(남북 종교교류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준비 자세는 남북 서로간의 신뢰를 의심하지 말고 대화를 충분히 하는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라며 “남북한 간의 접촉에 ‘사랑의 실천’이라는 원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사진 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