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사회복지 활동이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됐지만, 시대와 사회 변화에 따른 새로운 역할을 정립하고 이에 따른 쇄신과 적응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회복지법인 전주가톨릭사회복지회(대표이사 오성기 신부)는 법인 설립 35주년을 맞아 3월 19일 오후 2시 전주 전동성당에서 ‘새로운 복음화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전주교구 사회복지의 미래와 비전’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전북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의 협력으로 마련된 이번 심포지엄은 총 4개의 발제로 구성됐다. 발표자들은 전주교구 가톨릭 사회복지활동의 역사를 평가하고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시대적 요청을 바탕으로 가톨릭 사회복지활동의 쇄신과 활성화 전망을 모색했다.
김혁태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는 제1주제 ‘교회의 사랑 실천(caritas)에 대한 신학적 숙고’ 발표에서, 오늘날 한국 교회 안에서 “교회의 사랑 실천이 깊은 통찰이나 유기적 연관성 없이 개별 사목 분야에 그치거나 신자들의 사회봉사 활동 정도로 이해되고 있다”며 “오늘날에도 사랑 실천은 교회 쇄신과 사회 복음화를 위한 결정적인 길로서 중대한 시대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제2주제 ‘전주교구 가톨릭사회복지의 실태와 과제’를 발표한 이상록 교수(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와 지규옥 박사(원광대 강사)는 본당과 사회복지시설의 사회복지활동 실태와 과제를 각각 점검하고 교구 사회복지활동의 과제를 찾았다.
전주교구가 전북대 사회복지연구소에 의뢰해 2018년에 실시한 본당과 시설 사회복지활동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 발표에 따르면, 전주교구 가톨릭 사회복지활동은 단기간에 걸쳐 놀라울 정도로 확대되고 활성화됐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여전히 본당 복지활동은 미약한 상황이고 교회 사회복지활동 자체도 신자들의 보편적 실천보다는 사회복지분과 혹은 빈첸시오회 등 일부 조직의 활동에 국한돼 여전히 제한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발표자들은 이에 따라 공동체 전체에서 이웃사랑 실천의 본질적 사명이 실천되는 ‘사회복지활동 실천 보편화’의 과제가 향후 전주교구 가톨릭 사회복지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과제이자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대와 사회 변화에 따라 기존의 민간부문의 보완적, 대행자적 역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는 과제도 제기됐다. 나아가 사회복지활동 조직 및 기관, 시설들의 유기적인 연계와 통합, 연대 구축 역시 중요한 과제로 제안됐다.
김봉술 신부(전주가톨릭사회복지회 상임이사)는 제4주제 ‘전주가톨릭사회복지회 50주년과 교구 설정 100주년을 향한 성찰과 비전’에서 고유성과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는 가톨릭사회복지활동의 중요성과 전망을 모색했다.
김 신부는 전주가톨릭사회복지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개혁 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교구, 사목자와 본당 사회복지분과 그리고 가톨릭사회복지기관 및 종사자들의 쇄신과 적응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제안했다.
김 신부는 특히 사회복지활동에 있어서 “외형적 성장보다는 내적인 쇄신을 통해 가톨릭사회복지 현장의 프로그램을 내실화하고, 가톨릭사회복지만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며 “국가에서 수행할 수 없는 복지 사각지대 영역을 담당하는 등 지역사회에 사랑의 나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