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8일 청주 사천동본당 신성근 주임신부와 신자들이 새롭게 조성된 야외 십자가의 길에서 맨발로 기도를 봉헌하고 있다.
청주 사천동본당(주임 신성근 신부)이 사순 시기를 맞아 14처 조각 작품과 옥돌길로 조성된 특별한 야외 십자가의 길을 마련해 시선을 끈다.
본당은 성당 정원 내에 양현조(레오나르도·대전교구 세종성프란치스코본당) 조각가의 14처 조형물을 중심으로 ㄱ자형 60m 길이의 십자가의 길을 만들고 여기에 폭 1m 정도의 옥돌 길을 꾸몄다. 각 처에는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가 쓴 십자가의 길 기도문으로 묵상 글을 게시했다. 양 작가 작품은 십자가를 단순한 형틀을 넘어 희로애락으로 뭉쳐진 인간 삶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또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이 지고 가신 십자가를 태산 같은 바위 형상으로 드러냈다.
특히 옥돌 길은 신자들이 신발을 벗고 14처를 걸으며 예수님의 고통을 더욱 깊이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각 처의 수난 내용을 극대화한 조각품은 수난의 의미를 새롭게 묵상할 수 있게 돕는다.
본당은 사순 시기 동안 매주 금요일 오후 3시에 십자가의 길 기도 시간을 마련한다. 3월 8일 오후 3시에도 신성근 신부와 신자들이 맨발로 옥돌 길을 걸으며 십자가의 길 기도를 봉헌했다.
이날 기도에 참여한 김영학(고스마·78)씨는 “30분 가량 맨발로 옥돌 길을 걷고 나니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아픔 속에서 예수님의 고통이 더 실감 났다”며 “자주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며 극기와 회개의 삶을 묵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옥돌 길은 발 지압 효과를 통해 혈액순환에 도움을 줘 신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배영호(베드로·56)씨는 “맨발로 기도하며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일거양득인 것 같다”며 “사순 시기 동안 기회가 되는대로 와서 기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성근 신부는 “개인별로 단체별로 신자들이 성당을 찾을 때마다 기도를 좀 더 가까이할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특별히 사순 시기를 맞아 예수님의 수난 의미를 기도 안에서 느끼고 삶으로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