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함께 쁘레시디움 주회합 출석한 대전교구 장항본당 남상례·윤채희 할머니
장기근속 교구장 축복장 받아
“기도친구야, 죽는 날까지 레지오 나오자”

남상례(오른쪽)·윤채희 어르신이 2월 28일 쁘레시디움 주회합 후 사진을 찍고 있다.
“쁘레시디움 주회합 출석은 하느님 품에 가는 죽는 날까지 해야 할 일입니다.”
“성모님 만나는 것이 기뻐서 주회에 갈 때는 몸이 아픈 것도 잊어요.”
대전교구 장항본당(주임 이상호 신부) 남상례(루치아·92)·윤채희(수산나·85) 어르신은 1964년 5월 5일 나란히 본당 ‘하자 없으신 모후’ 쁘레시디움에 입단했다. 그리고 1986년 3월 4일 ‘평화의 모후’ 쁘레시디움으로 전입해 지금까지 함께 같은 쁘레시디움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공로로 지난 1월 13일, 54년 장기근속 교구장 축복장을 받았다.
두 어르신에게 쁘레시디움 주회합 결석은 “큰일 날 소리”다. 자녀들도 안부 전화 때 “레지오 다녀오셨느냐”고 첫인사를 건넬 정도다. “무슨 일이 있어도 주회합 참석은 우선순위”라는 이들은 “모여서 함께 성모님께 기도하는 자체가 선물이고 은총”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상례 어르신은 본당 전체 레지오 마리애 단원 중 최고령 ‘왕언니’다. 구순의 나이를 넘겼음에도 최근까지 예비자 입교권면, 본당행사 협조 등 적극적인 활동을 폈다. 윤채희 어르신 역시 고령이 무색하게 레지오 마리애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젊은 레지오 단원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50여 년 한결같이 성모님 군단으로 지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들은 ‘간절함’이라고 답했다.
“여러 삶의 굴곡 속에서 어려움, 슬픔 모두를 ‘믿음’의 힘으로 견디며 살아왔습니다. 지금 잘 지낼 수 있는 것은 모두 성모님의 보살핌과 기도 덕분입니다. 그런 절실함이 예수님께, 또 성모님께 발걸음을 향하게 한 것 같습니다.”
사는 곳도 앞뒷집 이웃사촌인 이들은 그야말로 ‘기도 친구’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평일미사에도 매일같이 함께 참례한다. 또 늘 미사 한 시간 전에는 성당에 도착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인다.
본당 ‘영원한 도움’ 꾸리아 전원석(빅토리오) 단장은 “오랜 세월 동안 쁘레시디움 주회합에 꼬박꼬박 참석하며 레지오 정신을 드러내 주시는 두 어르신에게서 든든함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기도 속에서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이 즐겁다”는 남상례·윤채희 어르신은 “밥 먹는 힘이 있을 때까지 열심히 마리아의 군대로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