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외치며 들불처럼 타올랐던 3·1만세운동.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그 정신을 이어받고, 참된 평화가 우리 시대에 실현되기를 기원하기 위한 행사가 전국 각 교구에서 열렸다.
서울대교구는 3·1절을 하루 앞둔 2월 28일 오후 7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하고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와 해외선교담당 교구장 대리 구요비 주교 등 30여 명의 사제단이 공동집전했으며, 600여 명의 신자들이 미사에 참례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당시 교회와 신자들을 보호하려는 지도자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역사에 대한 반성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안중근(토마스) 의사의 의거에 대해 가톨릭교회가 오랫동안 소극적으로 평가해 왔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1993년 김수환 추기경이 그의 의거가 정당하다고 인정한 점을 소개했다. 이어 “일제 강점기에 우리 백성들의 독립투쟁과 의거는 정당한 것이었다”면서 “우리 교회는 국가 방위를 위한 전투 중에 발생한 살상 행위에 대해서는 단죄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명동대성당에서는 3월 1일 낮 12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을 담아 타종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2월 28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3·1운동 100주년 기념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광주대교구는 3월 1일 오전 11시 광주 염주동성당에서 총대리 옥현진 주교 주례, 전임 교구장 최창무 대주교 공동집전으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옥현진 주교는 “3·1절 100주년을 기점으로 다시 한 번 민족의 역사와 정기를 바로 세우자”며 “3·1운동의 정신과 정의에 목말라 했던 4·19, 5·18, 6·10, 그리고 촛불혁명까지 평화를 이루기 위한 여정을 한걸음씩 걸어 나가자”고 말했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500여 명이 참례한 가운데 봉헌된 이날 미사 중에는 ‘3·1독립선언서 낭독’과 함께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퍼포먼스, 만세 삼창, 3·1절 노래 합창 등이 이어졌다. 또 각 본당과 공소, 수도회 등에서는 낮 12시를 기해 3·1운동의 정신을 기념하고 되새기는 의미로 타종했다.

총대리 옥현진 주교가 주례한 광주대교구 3·1절 100주년 기념미사에서 100주년 기념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의정부교구도 3월 1일 오후 8시 주교좌의정부성당에서 교구장 이기헌 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인류보편 이념을 위해 온 국민이 움직인 3·1운동은 세계사 흐름을 바꾸는 선도적 역할을 했다”면서 “하지만 우리 교회 지도자들이 일본의 뜻에 따라 신자들의 독립운동 참여를 금지한 일은 부끄러운 역사”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럼에도 양심적인 신자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3·1운동 정신이 한반도 평화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평화의 한반도라는 용기 있는 도전을 위해 우리 안에서 분열을 없애고 하나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의정부교구 3·1운동 100주년 기념미사가 3월 1일 주교좌의정부성당에서 교구장 이기헌 주교의 주례로 봉헌되고 있다.
한편 제주교구 3·1운동 100주년 기념위원회(위원장 문창우 주교)도 같은 날 오후 7시30분 제주 주교좌중앙성당에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주례한 이날 미사에는 교구 사제단과 평신도 800여 명이 함께했다.
강우일 주교는 강론에서 “3·1운동이 일어났을 때 교회 공동체가 그 현장에 있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나마 안중근(토마스) 형제가 있었고, 제주 출신으로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인 강평국(아가타), 고수선(엘리사벳), 최정숙(베아트릭스)이 만세운동에 참가한 것은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미사 후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제주지역 종교지도자 선언문’을 낭독했으며, 독립선언문 낭독 퍼포먼스, 3·1절 노래 제창이 이어졌다.
신성학원 총동문회(회장 현희순)와 총동문회 최정숙기념사업단(단당 오순덕)은 신성여학교 1회 졸업생(1910년 입학, 1914년 졸업)으로 3·1운동에 참가했던 독립운동가 강평국·고수선·최정숙을 기리는 추모 행사를 3월 1일 오후 2시 제주시 관덕정 일원에서 개최했다.
박영호 기자
성슬기 기자
박민규 기자
이창준 제주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