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 조현철 신부(오른쪽 맨 앞)가 2월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금강·영산강 5개 보 완전 해체 촉구 기자회견 중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정부가 금강·영산강 5개 보(洑) 처리방안으로 ‘2개 보 해체(이하 완전 해체), 1개 보 부분 해체, 2개 보 상시 개방’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인 가운데 “예상보다는 진전됐지만,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서는 모든 보를 완전 해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2월 22일 금강·영산강 5개 보 처리방안 제시안을 발표했다. 환경성·경제성 등을 종합평가한 결과 금강 세종보 완전 해체·공주보 부분 해체·백제보 상시 개방, 영산강 승촌보 상시 개방·죽산보 완전 해체가 적합하다는 내용이다.
이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 조현철 신부(예수회·녹색연합 상임대표)는 “기대보다는 진전된 발표지만, 미흡하다”고 밝혔다. 조 신부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4대강 사업에 분명히 반대해 왔고, 재자연화를 위해 모든 보를 완전 해체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분 해체나 상시 개방으로 처리방안이 제시된 3개 보도 완전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 신부는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 처리방안이 상시 개방으로 제시된 데 대해 “상시 개방은 보를 열어놓긴 하지만, 언제든 다시 닫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보 자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백종연 신부도 “보 해체에 따른 피해가 있다면 그에 맞는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지만, 애초에 4대강 사업은 충분한 환경평가 없이 경제 논리에 따라 이뤄진 사업”이라며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질서를 그대로 보전하기 위해서는 인공적으로 설치한 보를 빠른 시일 내에 완전 해체해 자연을 복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 앞서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와 한국환경회의도 2월 22일 오전 9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강·영산강 5개 보를 완전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 보가 강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끊었고, 이는 수질 악화와 생태계 파괴, 천문학적인 관리비용 등으로 이어졌다”며 “금강·영산강 5개 보를 시작으로 나머지 11개 보도 완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2개 환경단체 연합인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에는 천주교창조보전연대(대표 양기석 신부)가, 42개 환경단체 연합인 한국환경회의에는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와 녹색연합이 함께하고 있다.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오는 6월 시행되는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의 회의에 이번 제시안을 상정해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