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보도’ ‘의견교환’ ‘보조일치’의 한결같은 마음을 간직해온 가톨릭신문이 올해 창간 64주년을 맞았다.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때론 남모르는 아픔을 겪으며, 때론 옷깃위로 흐르는 환희의 눈물로 그 아픔을 닦아가며 한국가톨릭의 대변지로 우뚝 선 가톨릭신문. 한국교회가 겪어온 험난한 세월만큼의 고통 속을 걸어온 가톨릭신문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40년 동안 지극한 사랑의 눈길을 쏟아온 열심한 독자가 있다기에 그 주인공을 만나 보았다.
우연하게도 가톨릭신문과 똑같이 64해를 살아 친근감이 더 가는 전병린 할아버지(서울 발산동본당·베드로).
“영신생활에 도움이 참 많이 됩니다. 일간지나 라디오·TV를 하루라도 안보면 모든 세상사에 뒤지는 것과 똑같이 가톨릭신자들도 가톨릭신문을 통하지 않으면 풍성한 영신생활을 누리기 힘들어지지요.”
교회 신문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일간지는 선호하면서도 아직까지 가톨릭신문을 도외시하고 있는 교회현실이 부끄럽고 안타깝다고 굳이 지적한다.
성서해설·교회법해설을 비롯 교황님과 성직자·수도자의 말씀 그리고 교회·각 교구·본당 소식을 가장 흥미롭게 읽는다는 전병린씨는 집안에 가만히 앉아 세미나니 강좌니 할 것 없이 전국에서 일어나는 행사를 죄다 알 수 있어 그것이 참 신통하고 즐겁다고 밝힌다. “우리 아이들이 세속신문을 보자고해서 하나보고 있지만 그저 5~10분 큰 글자나 듬성듬성 보고 말지만, 가톨릭신문을 어찌 그렇게 볼 수 있나요? 12면 광고까지 읽는데 꼭 2시간이 걸립니다”
전병린씨는 그러나 40년 긴 세월을 한시도 빠짐없이 신문을 구독하고 있지만 단 한 부도 모아두지 못했다고 쑥스러운 듯 털어놓는다.
그러나 전할아버지의 ‘귀중한’ 신문은 한 번도 가톨릭신문을 접해본 적이 없는 신자들, 그리고 문을 잘 활용할만한 신자들에게 속속 전해지고 있다.
“일단 볼만한 사람에게부터 전해 주지요. 가능한 한 가톨릭신문을 구독하라고 권하면 ‘아! 이렇게 좋은 신문이 있었나요?’하며 금방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개는 끄덕끄덕 하지만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도 많아요”
40~60대 남성 신자들을 중심으로 틈나는 대로 교회신문 구독의 필요성과 가톨릭신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때로는 교우들 마음에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닌가 은근히 걱정도 된다고.
평안남도 순천이 고향인 전병린씨가 가톨릭신문을 처음 대한 때는 피난시절.
1951년 지금으로부터 꼭 40년 전 피난지인 대구서 가톨릭신문을 만났다.
당시 육군본부에서 있다 의병제대한 전병린씨는 군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위해 매주 날라 오던 가톨릭신문을 보았고 그 당시 신문은 환자들에게 큰 위안이 됐었다고 전해준다.
입원한 동료환자를 위한 각종 활동을 벌이는 한편 대구 범어동성당에서 삼종을 치며 성당일을 보기도한 전할아버지는 서울 원호병원으로 자리가 옮겨진 후에도 가톨릭신문사에서 가톨릭신문을, 그리고 교구청에서 가톨릭서적을 ‘구걸’하며 입원한 군인환자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63~67년에는 서울 청량리본당 사무장으로도 일했던 전병린씨는 현재 강서구 내발산동 658-1번지에서 부인과 농사를 지으며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깨알같은 글자 하나 빠뜨리지 않고 읽는 독자로서 충고해줄 말씀은 없는가”고 묻는 기자의 물음에 “비판적인 마음으로 읽지 않아 지적할 것이 없고, 더구나 모든 영역에서 ‘출중한 기자 분들’이 잘 알아서 글을 쓰고 있으니 더 바랄게 있겠느냐”며 가톨릭신문에 바라는 갖가지 마음을 조심스럽게 뒷날로 미루는 전병린씨의 겸손한 모습에서 더 큰 가르침을 얻는 것 같다.
“요즘 가톨릭신문을 보면 사회교리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사가 많이 실리는데 그것도 중요하지만 그러나 더 시급한 것은 ‘일반 교리서의 통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병린씨는 박도식·백민관 신부 등 전문가들이 모여 전국 어느 본당에서도 볼 수 있는 통일된 교리서를 한권 만들어낸 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라며 통일된 교리서 발간 제안을 잊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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