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환경선언 제정위’ 신임위원장 정의채 신부

“공해퇴치는 창조질서 회복운동”

교회의 환경보존운동은 “당연”
‘나부터 먼저’ 의식전환 급선문
전국서 생존위기 극복에 전력 다해야

최근 환경공해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면서 가톨릭교회를 비롯, 각계각층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해퇴치문제가 환경청을 중심으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 같은 사실은 환경청이 환경오염에 대한 대책을 연구하고 오염된 인류를 살리기 위해 지난 3월 7일 국내의 학계·종교계·언론계·경제계 원로들을 중심으로 ‘환경선언제정위원회’를 구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대한교육협의회(전국총학장모임)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환경선언제정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가톨릭대학 학장 정의채 신부가 이날 참석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위원장으로 추대돼 국민들의 가톨릭교회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단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 ‘환경선언제정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된 정의채 신부에게 환경선언제정위원장으로서의 소감과 함께 환경공해 퇴치를 위한 역할 등을 알아본다.

- 먼저 신부님께서 환경청의 ‘환경선언 제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위원장이 되신 소감은?

△사실 이 위원회에는 환경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학자인 저를 위원장으로 뽑아준 것은 좀 뜻밖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면 생각해보면 환경공해 퇴치운동이 단순히 기술적인 작업에 의존되기보다는 창조질서와 인간성 회복이라는 의식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일에 가톨릭교회가 앞장서주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우리나라에 ‘환경선언제정위원회’가 구성됐다는 점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지금 이 지구는 대기오염·수질오염·쓰레기오염·해양오염·식품오염·핵·오존층 파괴·사막화·산성비 등으로 생존위기에 처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환경공해문제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이제야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에 아쉬움이 따르지만 지금이라도 정치적·사상적·이념적인 차원을 넘어 전국가적으로 관심을 갖고 공해문제에 대처하게 됐다는 것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 환경공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첩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환경문제는 사회·경제·문화 등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인류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이 오염된 인류를 살리기 위해서는 생활 중에 필요불가결한 것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사람들의 가치관의 변화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서 ‘나 하나쯤이야’하는 마음을 없애고 ‘나부터 먼저’ 샴푸 안 쓰기, 비닐봉지 안 쓰기 등 쉬운 것부터 실천하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의 의식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법으로 제정해서라도 규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 환경공해 퇴치를 위해 우리 교회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며, 교회가 앞장설 때의 효과는 어떻다고 생각합니까?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교회는 위기상황이나 이념에 따라 생명보호를 강조해온 것이 아니고 낙태반대와 사형금지 등 인간생명과 그 터전인 황견보존을 언제나 교리로 지켜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인간생존을 위협하는 환경공해퇴치운동에 가톨릭교회가 여타의 단체보다 앞장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해퇴치를 위해 신자들이 솔선수범할 때 전국민적인 의식변화가 가능할 것이고 우리 교회가 한마음 한몸으로 이 운동을 추진할 때 공해문제가 쉽게 해결되리라 전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