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부문 수상자 양복규
사재 털어 장애자 재활사업 펴
전주 동암고 설립, 장애인 이사장
제8회 가톨릭대상 ‘사랑’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전주 동암고등학교 이사장 양복규(53세)씨의 삶은 ‘자신의 인생 하기 나름이다’라는 흔히 듣기는 쉽지만 쉽게 귓전에서 흘러버리는 진부한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준다.
양씨는 가난한 삶과 장애자라는 악조건을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악조건을 오늘의 그가 존재토록 할 수 있는 삶의 지혜로 활용한 소위 ‘사람팔자 새옹지마’의 체험을 진하게 우러나게 하는 입지전적 ‘인간승리’의 한 주인공으로 주위사람들을 평가하고 있다.
양씨는 다섯날 나던 해 어느 날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과 경풍으로 소아마비를 앓게 됨으로써 평생 불구의 몸이 됐다.
그래서 그는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다. 대신 양씨는 고향마을에서 한학자로 이름난 종조부 밑에서 한학을 익히고 한서를 섭렵, 오늘날 그가 한약방을 경영할 수 있는 밑거름을 다졌다.
양씨는 그 자신이 장애자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장애인의 아픔을 더욱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러기에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장애인에 대한 그의 관심은 특별히 남다르다.
한약업을 해서 제법 돈을 벌은 양씨는 장애자들을 위한 육영사업과 재활사업에 사재를 털어 투신하기 시작했다.
현재 인문고인 동암고교를 79년 설립할 때만 해도 장애인 특수학교로 출발할 계획이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으나, 그는 현재도 이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또 양씨는 86년 전북도립 장애자종합복지관 건립부지로 자신의 부지 6천여 평을 기증, 복지관 건립과 함께 관장으로 일해 오면서 장애자 재활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양씨는 이 회관 옆에 지난해 동압재활원을 건립, 장애인들의 존엄성 찾기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복지사업에 앞서 참된 사랑과 양보의 마음을 가득담은 인식 전화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양씨는 “가톨릭 신자도 아닌 제가 가톨릭교회의 이같이 큰 상을 받게 돼 송구스럽고 영광스럽다”고 수상소감을 털어놓았다.
◆ ‘문화’부문 수상자 백병석·이경애 부부
대구 효성여대에 성당·성물 봉헌
10년간 장학사업… 시경에 10억 희사
“신자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대상이라니 부끄러운 생각이 앞섭니다”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제정 제8회 가톨릭대상 문화부문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백병석(토마·65) 이경애(도로테아·63) 부부는 이같이 수상소감을 밝히면서 “보잘것없는 봉사가 떠들썩하게 드러나는 것이 짐스럽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10년 넘게 장학사업을 벌여온 남편 백씨의 숨은 선행과 성당이 없는 교회대학에 성전을 봉헌한 부인이씨의 정성이 문화창달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대상을 수상케 됐다.
남편 백씨가 장학사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78년. 당시 대구중부경찰서 자문위원이던 백씨는 사회의 냉소와 박봉에 시달리는 경찰관들의 생활을 보고 그 자녀들의 학비를 돕기로 결심했다.
처음 5백만원의 돈을 내놓고 이름붙인 것이 ‘우당장학회’. 이때부터 매년 백씨가 조금씩 보태 기금이 조성돼 있으며 지금까지 연2회 중학생 8만원, 고등학생 12만원, 대학생 25만원씩 지급, 직접 혜택을 받은 학생만도 1천여 명에 달한다.
백씨는 지난해 1월 더 많은 경찰관자녀들이 장학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0억원의 장학금을 대구 시경에 회사, 사심 없는 그의 선행을 짐작케 했다. “얼마 전 대구 중부서의 경찰관 한분이 인사차 찾아와 이 장학금으로 공부한 자신의 아들이 올해 서울대 공대에 입학했다면서 고마워하더군요. 정말 이것이 사는 보람이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부인 인경애씨는 대구효성여대에 성당과 성물 일체를 봉헌키로 한 장본인.
이들 부부의 과거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없이 살아온 사람만이 없는 이의 사정을 안다”는 배씨의 말처럼 ‘없던 시절’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며 살아온 인생이었다. 그래서 그에게도 자수성가란 말이 어울린다.
“사람 욕심이란 끝이 없는 것 아닙니까. 어려웠던 시절을 늘 기억하며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정직과 신뢰를 좌우명으로 평생을 살아왔다는 백병석 이경애 부부는 “자식들도 이러한 뜻을 이어 작은 힘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가길 바랄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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