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주제로 열 번째 달력 만들었죠"
장익 주교와 김형주 작가, 2009년부터 글·그림 맡아 제작
올해는 춘천교구 80주년 기쁨 담아
2월 7일까지 춘천 부활성당서 전시

지난해 12월 28일 춘천교구 설정 80주년 기념 성서 달력 그림전에서 전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왼쪽에서 네 번째)와 김형주 작가(장 주교 오른쪽)를 비롯한 가톨릭미술가회원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형주 작가 제공
전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와 김형주(이멜다) 작가는 2011년을 제외하고 2009년부터 매년 다양한 성경 내용을 주제로 달력을 만들어 왔다. 장 주교는 글, 김 작가는 그림을 맡아 제작한 지 올해로 열 번째, 올해는 특히 춘천교구 설정 80주년을 맞아 ‘잔치’를 주제로 제작했다. 무엇보다 이번 달력은 장 주교와 김 작가가 함께 만드는 마지막 달력이다. 그간의 이야기들을 1월 18일 김 작가에게 들었다.
김 작가는 장 주교와 자신이 매년 자발적으로 달력을 만든 이유에 대해 ‘나눔의 기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마다 1월에 주제를 정하고 10월에 달력을 인쇄할 때까지 그 과정은 힘들었지만, 달력을 나눌 때의 그 기쁨으로 이듬해 또 달력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김 작가는 “연말에 달력을 나누는 게 그렇게 기뻤다”며 “한 번 해보자고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도 그 나눔의 기쁨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이들의 달력 만들기는 장 주교가 김 작가에게 제안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김 작가는 “1980년대에 장 주교님은 서울 가톨릭미술가회 담당 사제였고, 저는 회원이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누군가 교회 미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콘을 공부하고 여러 나라 성당들을 찾아 이 그림, 저 그림을 봤다”며 “교회 미술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시고 장 주교님께서 성경을 주제로 달력을 만들어 보자고 하셨다”고 소개했다.
하겠다고는 했지만, 막상 성경 주제에 맞게 열두 달 달력을 꾸미는 일은 쉽지 않았다. 김 작가는 특히 ‘쓰임’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달력을 보는 이들이 열두 달 내내 친근하게 볼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부드럽게 표현하려 했고, 장 주교의 묵상 글뿐만 아니라 그림만으로도 성경 속 이야기들을 직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림을 그리려 노력했다는 뜻이다. 김 작가는 “일부러 달력 크기도 그리 크지 않게 만들었다”며 “하나하나 신경 쓰면서 함께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 온 장 주교와 김 작가의 달력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마지막 달력의 주제가 ‘잔치’인 것은 춘천교구 설정 8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와 더불어 그동안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뜻도 담기 위해서다. 현재 교구에서는 이를 기념해 춘천 부활성당 추모관 석주갤러리에서 ‘춘천교구 설정 80주년 기념 성서 달력 그림전’도 열고 있다. 장 주교와 김 작가가 지금까지 ‘요나야 요나야’부터 ‘베드로의 여러 모습’, ‘성경의 여인들’, ‘엘리아, 그는 누구인가’ 등을 주제로 만든 달력들에 실린 구절들과 그림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시작한 전시는 오는 2월 7일 막을 내린다.
김 작가는 “성경 속에는 여러 잔치 얘기가 나온다”며 “그 잔치는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는 자리”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김 작가는 “열 번째 달력과 그림전 모두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는 잔치의 선물이라고 생각하면서 모두들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