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일 청주 내덕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청주교구 신년교례 미사에서 교구 ‘양업순례단’(단장 서준영, 지도 서철 신부, 이하 순례단)이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현양을 위해 첫 사목지였던 중국 차쿠에 3000만 원의 기금을 전달했다.
순례단은 지난 2016년 9월에도 멍에목성지 조성 기금으로 3000만 원을 내놓은 바 있다. 모두 최양업 신부 및 한국교회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를 찾아 순례하는 과정에서 십시일반으로 모아진 것이다.
2011년 출범한 양업순례단은 이처럼 순교자의 정신을 기리는 순례 단체로서뿐만 아니라 최양업 신부의 선교 열정과 정신을 현양하는 역할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18년 10월 14일 열린 제27차 순례 중 전남 곡성 옹기점 터에서 양업교회사연구소장 차기진 박사가 순례지를 설명하고 있다. 청주교구 양업순례단 제공
시작은 교구 ‘선교학교’ 17기 졸업생들이 후속 모임으로 성지순례를 기획하면서였다. 선교학교에서 교회사 강의를 맡았던 차기진(루카·양업교회사연구소 소장) 박사에게 동행을 요청했던 이들은 마침 2011년이 최양업 신부 선종 150주년이었던 점을 감안해 최 신부의 생애가 닿아있는 곳으로 순례지를 결정하고 대상도 전 교구민으로 넓혔다.
그해 3월 13일 ‘장구봉’, ‘지방리 성지 성당’, ‘진산 관아 터’ 등을 처음 순례한 이래 순례단은 지금까지 27차에 걸쳐 국내 124곳, 해외 55곳을 순례했다. ‘양업순례단’이라는 명칭은 6차 순례 때부터 사용됐다. 순례자는 연인원 2300여 명에 이른다.
양업순례단은 이름처럼, 최양업 신부와 함께하며 ‘공부하는 순례단’을 자처한다. 첫 회부터 순례를 함께 했던 차기진 박사가 함께 순례하며 강의를 맡는 특성 때문에 이미 ‘역사 전문가의 해설이 있는 순례길’로 호응이 크다.
고정된 회원이 없다는 점도 특별하다. 순례지가 결정되면 봉사자 9명이 일정과 진행을 기획하는 형식이다. 매회 주보 공지만으로 순례객을 모집하고 있는데, 평균 80명 정도가 참여한다. 숲정이, 전동성당, 초록바위 등을 순례했던 5차 순례에는 172명이 함께했다.
현양 사업을 위한 기금 조성은 순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논의됐다. 2011년 멍에목성지를 순례하면서 현지에 ‘최양업 신부 현양비’라도 세워 보자고 뜻을 모은 것이 계기였다. 그 후 순례자들의 성금과 순례 경비에서 남은 금액을 저축하며 기금을 만들어 왔다.
순례단은 청주읍성순례 팸플릿 발행, 청주교구 복자 14위 약전 발간 등을 그간의 보람으로 꼽는다.
올해에는 최양업 신부의 생애를 묵상하며 바치는 묵주기도 및 십자가의 길 기도 책자를 제작해 보급할 예정이다.
※문의 010-5062-5673 청주교구 양업순례단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