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11일 교구청에서 만난 김진만(미카엘)씨는 “신앙을 통해 큰 기쁨과 행복을 누리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신앙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느님은 사랑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제 역할은 거기까지고 그 다음은 하느님 몫입니다.”
김진만(미카엘·73·제1대리구 조원동주교좌본당)씨는 택시기사 일을 시작한 18년 전부터 자신의 택시에 머물렀다 가는 손님들에게 선교를 펼쳐왔다. 특별한 교리 지식이 있거나 뛰어난 언변의 소유자라서가 아니다. 택시를 운전하며 우울한 손님, 외로운 손님, 힘든 상황에 놓여 괴로워하는 손님을 너무 많이 봤다. 30년 전 세례를 받으며 배운 하느님의 사랑이 자신에게 큰 기쁨이었듯,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알려주고 싶었다.
“특별한 방법이 있냐고들 묻는데 저는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얼마나 자신을 희생하셨는지, 하느님은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딱 거기까지만 얘기해요. 성당에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면 성공입니다.”
물론 “종교가 있나요?”라고 말을 걸어오는 택시기사를 부담스러워 하는 손님들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깨끗이 접는다.
“사실 말 붙이는 게 제일 어려워요. 하지만 택시 안에서는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1:1로 대화하는 게 가능하니까 선교에는 참 좋은 직업이에요.”
특히 병원에 가기 위해 택시에 오른 손님, 아이들과 함께 탄 젊은 부모들에게는 용기 내 말을 붙인다.
“실제로 제가 아플 때, 자녀들을 키울 때 기도가 큰 힘이 됐어요. 항상 화살기도를 하고 지혜를 달라고 청했죠. 그래서 신앙 안에 머무는 힘이 얼마나 큰지 자꾸 알리고 싶어요.”
김씨의 선교가 유독 힘을 발하는 순간은 냉담교우들과 만날 때다.
“제 차에 십자가가 있고,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를 계속 틀어놓으니까 ‘사실 저도 신자인데요, 지금은 냉담해요’라고 먼저 고백하는 손님들이 있어요. 그럼 손님 얘기를 잘 들어주고 그래도 성당 한번 나오시라고 권합니다.”
택시기사와 손님의 인연은 스쳐 지나가는 것이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김씨의 선교에 마음이 움직였는지 알 길은 없다. 그래도 올해 일흔셋, 시간이 많지 않다는 김씨의 목표는 오랜 세월 쌓인 자신만의 선교 비결을 공유해 선교를 펼치는 ‘택시특공대’를 만드는 것이다.
“그저 신앙으로 인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