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12월 24일 청주교구 보은본당 신자들이 충북 보은 읍내에서 성탄전야 시가행진을 하고 있다.
12월 24일 주님 성탄 대축일 전야, 아기 예수님의 기쁜 성탄을 알리는 성가 소리가 충북 보은군 보은읍 일대에 울려 퍼졌다. 청주교구 보은본당(주임 이명재 신부) 신자들이 구유를 앞세우고 촛불 시가행진을 벌인 것.
영하의 날씨 속에 초등부 어린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200여 명의 신자가 참여한 이날 행진은 오후 7시 보은성당에서 출발해 읍내 중심가에 이르는 3㎞ 구간을 돌며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 캐럴이 흐르는 방송 차량이 선두에서 분위기를 돋우는 가운데 꽃으로 장식된 구유 마차가 뒤를 이었다. 계속해서 복사단, 사제단, 성가대, 주일학교, 구역 순으로 행진에 나선 신자들은 마주치는 지역민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힘차게 외쳤다. 지역민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거나, 손을 흔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산타클로스 차림을 한 몇몇 신자들은 상가, 병원 등을 방문해 초콜릿 선물을 나누기도 했다.
보은읍 중심가인 중앙사거리에 도착해서는 기념식이 열렸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성가를 부른 후 이명재 신부가 주님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 복음을 봉독하고 ‘보은 읍민들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메시지에서 이 신부는 “주님의 탄생을 함께 기뻐하며, 이 땅에 오신 주님께서 보은에 사시는 여러분과 가정 안에 사랑의 축복을 내려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보은본당의 성탄전야 촛불 시가행진은 14년 전인 2004년부터 시작됐다.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쁨을 지역사회와 나누고 예수님 사랑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였다. 이 행사는 기상 악화로 취소된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주님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 전에 열렸다. 이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본당 신자들은 물론 지역민들도 기다리는 시간이 됐다. 그런 면에서 신자들에게 주님 탄생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는 물론 간접 선교의 장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