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운동은 궁극적으로 생명운동이며 사랑의 실천운동이지요. 오늘날 교회가 진리 편에 섰다고 하지만 이를 온전히 실천하고 있는지 냉철히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느님은 진정 현 가정의 구원을 원하신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행복한 가정운동이 도입된 1973년부터 춘천 성골롬반의원에서 행가운의 보급과 확산을 위해 생을 바쳐온 허춘반(실비아·62세)씨.
19년째 이일에 몰입해온 허춘반씨는 2년 전 정년이 되어 성골롬반의원을 퇴임했지만 여전히 성골롬반의원의 가족계획을 지키고 있다.
아무런 조건 없이, 그리고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행복한 가정운동을 펼치고 있는 허춘반씨는 바로 한국 행가운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오늘날 이 사회가 점점 흉폭화 되고 각종 청소년 문제가 난무하는 것은 인간생명을 경시하는 가정윤리의 파괴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허춘반씨는 행가운을 통한 윤리 회복에 남은 생을 걸겠다고 다짐한다.
행복한 가정운동은 춘천교구장 박토마 주교에 의해 도입된 관계로 자연 춘천교구에서 활발하게 전개됐으며 허씨의 삶도 자연스럽게 행가운속으로 들어오게 된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 2명이 함께 시작했으나 초기의 어려운 여건은 결국 그녀를 혼자 남게 했으며 그것을 지금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맨 처음 자신부터 자연가족계획법을 배워야 했는데 배워도 배워도 이해하기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허씨는 요즈음에도 처음 가족계획실을 찾는 이들에게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다.
1975년 5월 28일 전국 규모의 평신도 단체로 한국 행복한 가정운동 창립총회를 갖고 이 운동이 제 궤도에 오르자 허씨는 더욱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성골롬반의원 가족계획이 터져 나갔습니다. 연일 교육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대었습니다. 1년간 수천명이 교육 받았지요. 이처럼 활발하던 활동이 저조하게된 것은 국가의 불임시술의 적극 권장 정책과 교회의 무관심 때문인 것 같아요”
허씨는 현대인들이 보다 손쉬운 방법, 부담 없고 간편한 방법이라는 이유로 큰 망설임 없이 영구 불임시술을 받는 것을 가슴 아파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회의 소극적인 대응책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보다 쉽게, 보다 편한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이지만 그들 중에도 인간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참생명 운동을 펼치려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헌춘반씨는 10명중 한두 명만 자연법적 가족계획을 실천한다 해도 지속사업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침 9시 15분전에 출근, 봉헌기도를 바친 후 하루일과를 시작하는 허씨는 오후 5시 퇴근 때까지 꽉 짜인 일과 속에서 바쁜 하루해를 보낸다.
매주 화요일 행가운데 지도자 교육을 비롯, 매주 수요일이면 미혼모의 집을 방문해 교육과 상담을 하는가 하면 각 본당을 방문하여 가족계획법 교육을 하거나 개인상담, 가정방문 등을 한다.
허춘반씨는 자연적 가족계획을 보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느낀점은 어릴 때부터의 가정교육이라고 말한다.
청소년 성교육을 물론 혼전교육 등은 행가운에서 능동적으로 펼쳐야 할 운동중의 하나라고 주장한다.
이미 행가운에서는 80년대 중반부터 가나강좌를 주도하고 있으며 청소년 프로그램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이 일이 세상에서 정말 필요한 것인가 의문을 가질 때도 있었습니다. 사정을 들어보면 정말 딱한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지만 자라나는 생명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어려운 고비를 많이 넘겼지만 보람된 일 또한 많았어요”
정부의 인구 억제 정책으로 한두 자녀 낳기를 권장할 때 임신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낳기를 권해야하는 입장 때문에 수모도 많이 받았다는 허춘반씨. 신앙의 힘이 아니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허물어졌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이 일을 그만둔다고 해도 본당에서 레지오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인다.
“남녀 칠세 부동석이라는 옛말은 현대에도 꼭 필요한 말입니다. 가정이 파괴되고 혼란과 쾌락주의에 물든다면 그것은 곧 파멸의 길로 이어질 것입니다. 인간성회복, 가정윤리 회복에 모두가 온힘을 쏟을 때입니다”
허씨는 춘천교구 행가운 지도자 모임인 성체와 가정 자매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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