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기회만 되면 농촌을 떠나려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나가서 뭘 할 건지 당장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지요”
전병철(모이세·41·경북 예천군 풍양면)씨는 우직한 농민들이 설마설마하다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며 연신 담배를 빼물었다. “몇 해 전만 해도 70가구가 넘던 동네가 지금 47가구만 남았다”는 전씨는 쌀시장 개방은 그나마 기술 없고 돈 없어 논떼기라도 부쳐먹던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며 울분을 토했다.
예천군 농민회장이며 가톨릭 농민회에 오랫동안 몸담아 온 그는 이번 쌀수입 개방은 UR이라는 넘어야 할 산을 앞에 놓고 그동안 무사안일하게 대응해 온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한다.
전씨가 털어놓는 농전에 대한 불만은 끌이 없다.
일찌감치 수매예시제를 실시, 지역에 맞는 작물을 파종토록 하고 수확기에는 전 품목을 수매해 줬더라면 매년 풍·흉년에 따른 가격 폭락이니 하는 사태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전씨는 이러한 일련의 일들을 “모두 농촌, 농민에 대한 무관심과 경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못박는다.
그러나 전씨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쌀수입 개방에 따른 피해를 거의 느끼지 못하는 입장에 있다. 4년 전부터 시작한 유기농사가 내년쯤이면 제 궤도에 설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서울역 광장 쌀수입 개방저지 범국민 대회에도 참석한 그는 “농민들도 이제 관(官)이 해주기만을 바라던 고질적인 인습에 벗어나 제목소리를 낼 때”라면서 아울러 정부도 이젠 겉다르고 속다른 농정은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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